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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시론] 법관은 한미FTA 비판하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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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법관들이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을 놓고 시끄럽다.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지난 25일 인천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가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살림을 팔아먹었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게 발단이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대법원은 곧바로 법관윤리강령을 위반했는지 심의하겠다며 공직자윤리위원회 회부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판사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에 관한 가이드라인 제정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자 27일에는 창원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가 "하고 싶은 말 시원하게 하는 개그맨들이 너무 부럽다"며 역시 한미FTA를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지원사격인 셈이다.

다른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29일, "법관 개인이 페이스북에서 사적으로 얘기한 것을 공론의 장으로 끌고 와 재판 공정성을 단죄하고 의사표현을 위축하려는 시도"라며 언론과 대법원을 겨냥했다.

논란의 핵심은 ''법관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 간 충돌 여부라 하겠다. 둘 다 헌법에 규정된 조항이다. 또 하나는 페이스북을 ''사적 공간''으로 볼 것이냐 ''공적 공간''으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다.

따라서 이 사안은 법으로 먹고사는 법관들끼리 진지한 내부 토론을 거쳐 결론을 찾아가면 될 일이다. 그런데 파장이 커진 이유는 비판 글을 올린 판사들이 공교롭게도 진보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들이라는 데 있는 것 같다. 거칠고 원색적인 표현도 일조했음직하다.

보수 편향 언론은 잘 만났다는 듯이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며 불을 지폈고, 사이버 공간과 정치권에서 논란이 뜨겁게 번졌다.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에서 강행처리되고 대통령이 이행법안에 서명했지만, 찬반양론은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다. 시민들의 반대시위도 연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법관이라고 의견을 표현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다만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의견 개진이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도 어제 판사들의 SNS 사용에 대해 ''보다 분별력 있고, 신중한 자세를 견지할 것''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모든 피조물이 함께 탄식하며 고통을 겪고 있는 전환의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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