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안에 묻힌 것은 비단 고엽제 뿐만이 아닐 겁니다."
한 한국인 퇴직근로자의 증언이 충격을 준다.
30여년 가까이 칠곡 미군기지에서 근무했다는 K(64)씨.
K씨는 "말라치온인가 뭔가 하는건데 냄새 아주 지독했다. 5년간 근처에 사람들의 접근을 금지시켰다"며 그때 맡았던 독한 냄새를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다고 말한다.
하역 근로자로 근무했다는 또 다른 퇴직근로자인 L(79)씨는 "방사능 표시가 있는 화학 물질도 본 적이 있다"며 "방사능 물질은 본토에서 온 무관들이 주로 취급하고 이를 관리하는 케미칼이라는 별도 조직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기지안에 화학부대가 있었다는 점도 이같은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같은 증언이 잇따르면서 기지 인근 주민들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평생을 기지 주변을 떠난 적이 없다는 J(60.여)씨는 "그런 소릴 들으면 정말 불안하다, 딸들이 병원에서 가서 검사해 보라고 난리다"라며 고엽제가 그렇게 몸에 해로운 지 반문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칠곡 미군기지에 대한 유해 화학물질 매립 의혹.
경북 칠곡 미군기지에 문제가 되고 있는 ''고엽제'' 외에도 또다른 유해 화학물질도 많이 묻혀 있다는 한국인 퇴직근로자들의 증언이 잇따르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