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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중단 위기…공모형 PF사업 어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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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국제업무지구-판교 알파돔시티 ''공수표 될라''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판교 알파돔시티 등 굵직한 공모형 PF(project financing)사업이 좌초 위기에 빠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예측할 수 없는 복병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정밀한 사업성 분석없이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 2년 만에 공수표 위기

좌초위기에 처한 대표적인 공모형 PF사업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다. 코레일이 소유하고 있는 용산 철도기지를 옮기고 그 부지에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665m의 빌딩과 오피스, 주거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31조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의 부동산개발 사업이다. 내년에 공사에 들어가 2016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아직까지 토지 소유권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 시행자이자 30개 회사가 출자한 ''드림허브프로젝트 금융투자사(PFV)''가 올들어 7천억원에 이르는 토지대금을 코레일측에 납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측은 오는 16일까지 자금마련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사업이 무산될 수 있다며 PFV 주간사인 삼성물산측을 압박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PF보증을 서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추가대출을 받아 땅값을 내라는 말이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PFV 지분이 6.4%에 불과한 삼성물산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지분률에 따라 추가증자를 해서 2조원을 마련하자는 입장이지만 이 안건을 다룰 PFV 이사회조차 열리지 못했다.

총 사업비가 5조원에 이르는 판교 알파돔시티 사업도 무산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업 개발사인 주식회사 알파돔시티측이 당초 13일까지 내야했던 토지 중도금 등 4,248억원을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납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알파돔시티는 지난해에도 토지중도금 8,400억원을 못내고 있다가 토지주택공사의 신용제공으로 간신히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지만 올들어 증자에 실패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밖에 상암DMC 랜드마크 빌딩 건립사업도 건설사에 대한 PF보증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고 인천 도화지구 복합단지개발사업도 건설사의 PF대출 불발로 손해를 보기도 했다.

◈줄줄이 무너지는 공모형 PF사업, 도대체 어떤 사업이길래

공모형 PF사업은 공공부문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를 민간사업자가 사들여 개발하는 방식으로, 보통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출자한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FV:Project Financing Vehicle)를 만들어 자금을 조달하고 사업을 시행한다.

이처럼 공모형 PF사업을 시행하게 된 것은 그동안 대규모 공공택지를 쪼개 팔다보니 난개발이 이뤄지고 뒤늦게 상업시설이 들어서 개발지구의 완성도가 낮아지는 문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공모형 PF사업을 시행하는 PFV는 전략적 투자자(SI)와 금융기관 등으로 이뤄진 재무적 투자자(FI), 건설사들로 구성된 건설 투자자(CI)로 이뤄진다. 투자자들은 출자를 해 초기 사업비를 대고 분양과 임대 등의 수익이 나면 배당을 받게 된다.

문제는 공모형 PF사업의 경우 초기 사업비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특히 토지대금 부담이 일반 부동산 개발사업보다 훨씬 크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사업의 경우 땅값만 8조원이다. 토지대금 부담이 큰 이유는 사업자 공모 과정에서 토지를 입찰에 부치기 때문이다. 입찰경쟁 과정에서 토지입찰 금액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발주처인 공공기관 역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땅값을 높게 써낸 곳을 사업자로 선정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09년 지역별 공모형 PF사업에서 토지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서울이 34.2%, 경기가 27.8%이며 전국 평균은 24.7%로 나타났다. 총사업비의 1/4 가량이 땅값으로 나간다는 말이다.

◈땅값 비싼데도 뛰어든 이유는?

이렇게 비싼 땅값에도 불구하고 건설사 등 투자자들이 뛰어들었던 것은 공모형 PF사업을 너무 낙관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나 판교 알파돔시티 사업, 인천도화지구 사업 등은 모두 부동산 경기가 정점에 있었던 2006년-2007년에 사업자를 공모했다. 땅값이 비싸더라도 분양가를 올리면 될 것이고, 분양가가 높더라도 부동산 경기가 활황세를 이어가 모두 분양될 것으로 투자자들은 전망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면서 부동산 경기는 수직하강했다. PFV에 참여하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들은 신규대출을 대부분 중단하거나 고금리로 대출해주었다. 아니면 대부분 대기업들인 건설사들의 지급보증(PF대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독립된 PFV에 보증을 선 것도 ''채무''로 잡히기 때문에 PF보증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의 신용도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건설사가 자금조달을 하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투자자들의 중지를 모으기도 쉽지 않다. 건설사 중심의 부동산개발사업을 지양하기 위해 공모형 PF사업에는 사업 참여자를 확대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투자자별로 위험과 책임의 분담정도를 정해놓지 않아 사업이 난관에 봉착할 경우 투자자간 이익의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공모형 PF사업은 대부분 10년간 사업이 지속되는만큼 리스크가 크다"며 "낙관적 전망에 휩싸여 리스크 관리가 부실했던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이해 당사자간의 조정도 쉽지 않을 경우 제3자의 입장에서 공모형 PF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개발특성을 차별화해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제3의 조정기구는 정부와 민간,해당 지자체가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STS개발 김현석 대표도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으로 사업성을 분석해야 한다"며 "공모형 PF사업을 필지별로 잘라 개별 사업자가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개별 사업으로 진행하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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