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화물연대 집회 현장을 방문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경남 진주 CU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 원인이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때문이란 지적에 대해 "오히려 노란봉투법 취지가 현장에서 잘 실현되지 않아 발생한 참사"라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2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일부 언론에서 '노란봉투법이 사람까지 잡았다'는 비판이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란봉투법은 대화를 제도화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안타깝게 대화가 거부됐고 사측도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사태가 악화했다"며 "노조는 극한 투쟁으로 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이런 참사가 빚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이 사건의 본질은 다단계 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BGF리테일은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와 각 지역 물류센터, 하청 운송사, 배송노동자로 이어지는 5단계 하도급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배송노동자들은 운임·물량·노동조건 등을 실질적 지배·결정하는 BGF리테일이 원청이라며 교섭을 요구했지만, BGF리테일 측은 계약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김 장관은 "운송사와 맨 끝단에 있는 화물노동자가 계약하는 다단계 구조 속에서 갈등이 잉태됐던 것"이라며 "다단계 하청구조 속에서 맨 밑에 있는 노동자들은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란봉투법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이 문제는 포함돼 있었다"며 "결국 노동조합의 노사 관계로 풀어야 하는데, 대화로 풀지 못한 결과가 이런 충돌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화물연대 집회 현장을 방문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김 장관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나아가 다단계 구조를 단순화해야 한다"며 "중간에 몇 단계를 끼워 넣어서 불필요한 비용도 발생하고 갈등도 내재하는데 구조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아울러 '원청이 BGF리테일이냐'고 묻자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화물차 기사와 같은 특수고용노동자도 노동자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장관은 "트럭 기사들은 특수고용노동자로 자영업자 형식을 띠더라도 실질에 있어 경제적 종속 관계에 있다면 노조로 봐야 한다는 판례들이 있다"며 "형식은 자영업자라도 실질에 있어 종속됐다면 노동자로 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앞서 노동부는 이번 CU 사태에 있어, 화물노동자들에 대해 "소상공인, 개인사업자"로 지칭해 노동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이 노동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뒤집은 셈이다.
이와 함께 기간제법과 관련해 김 장관은 "재계는 그냥 늘리자는 '기간연장론', 노동계는 꼭 써야 하는 업종만 하고 아니면 정규직 고용하자는 '사용사유제한론'으로 입장이 다르다"며 "숙의 과정을 통해 해법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