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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고용 방침 밝혔지만 원·하청 노조 모두 '반발'…포스코 갈등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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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상생협의회, 직고용 로드맵·근로조건 공개
노조 "상생협의회, 고용 이슈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 것 월권행위"
포스코 직원도 '불만'…광양제철소 이어 포항제철소에서 집회 진행
대법원, 2022년 이어 재차 "직접 고용" 잇따라 판단

연합뉴스연합뉴스
포스코가 사내하청 직원 약 7천 명을 직고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하청노조 등은 사측이 노동조합과의 협상 테이블 마련 등 구체적 움직임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회사 아닌 상생협의회가 왜?" 직고용 로드맵 공개됐지만 갈등은 외려 '심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23일 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상생협의회는 최근 포스코 사측이 제시한 협력사 직원 7천여 명에 대한 '직고용 로드맵 및 근로조건'을 협의회 위원에게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는 협력사 직원들은 일반직군인 S직군(조업시너지직군)으로 채용하고 포스코 입사 시 근속 경력을 직급 산정에 반영하겠단 내용이 포함됐다. 업적급(상여금) 400%를 분할해 매달 33.3% 지급하고 영업이익 흑자 시 경영성과급 최소 800%를 준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상생협의회는 "SNS를 통해 포스코 직고용과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비공식 자료들이 유포돼 일부 현장에 불안과 혼란이 발생한 바 있다"며 "상생협의회는 직고용 로드맵이 흔들림 없이 실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생협의회의 직고용 로드맵·근로조건 공개에도 노사간 갈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노조의 가장 큰 불만은 포스코가 노조와 직접적인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상생협의회는 사내 하청업체 직원들과 원청인 포스코의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꾸려진 조직일 뿐 직고용 등 노동 이슈에 대한 결정 권한이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특히 원·하청 노조와의 대화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생협의회를 통한 의견 전달은 절차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앞서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 상위 조직에 소속돼 있지 않은 포스코 하청업체 4개 노조는 상생협의회의 이 같은 행보를 비판하며 상생협의회 탈퇴와 근로자위원 사퇴를 통보했다. 이들은 "상생협의회가 본래의 취지와 법적 권한을 벗어나 노조의 고유영역인 고용 형태 결정 등에 개입해 사측의 일방적인 정책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활용됐다"며 "소송의 당사자도 아닌 상생협의회가 소송과 직결된 고용 이슈를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법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개정된 노동봉투법에 따라 교섭권이 없는 협의회가 사측과 고용 이슈를 논의하는 것은 노조의 교섭권을 무력화하려는 행위에 공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설립된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상생협의회는 포스코 각 하청업체별로 노사 대표가 한 명씩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노사 대표들은 사용자·근로자 대표(의장)를 뽑는 과정에 모두 투표권을 행사하는데 노조는 사용자 대표들이 근로자 대표를 뽑는 과정에도 참여하면서 대표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 소속 하청업체 노조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 사측이 하청업체 노조와의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상생협의회가 관련 논의의 주도권을 갖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다. 포스코 사측은 관련 내용을 상생협의회에 전달한 것이 맞다고 뒤늦게 밝혔지만 최소한의 공식적인 효력을 갖기 위해선 사측이 실제 전달한 공문 등을 상생협의회가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생협의회가 공개한 자료는 구체성이 떨어지는 만큼 포스코에 직고용된 이후 하청업체에서보다 후퇴한 근로조건에서 일하게 될 수 있다고도 우려하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 하청노조는 포스코 사측에 관련 논의를 진행하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포스코 측은 "교섭 의제가 아닌 만큼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임용섭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광양지회장은 "현재 가장 큰 문제는 포스코 사측이 직고용 당사자인 노조와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원청 노조원들과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노조 간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양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직고용 대상자들의 수용 여부 의견을 묻는 온라인 사전조사가 조만간 진행될 수 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는 소문만 돌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 노조도 '불만' 집회 개최…대법원 또 "하청 노동자 직접 고용해야" 판단

포스코 제공포스코 제공
포스코 원청 직원들이 불만도 커지고 있다. 회사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지만 자신들과 제대로 된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게 불만의 핵심이다. 전국금속노조 소속 포스코 노조는 전날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이와 관련한 집회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은 포항제철소에서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 사측이 직고용 일정을 포함한 구체적인 근로조건 등을 공개하지 않고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당분간 직고용을 둘러싼 파열음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일부 비공식 자료 유포로 인한 혼란이 발생돼 포스코를 통해 확인한 사항을 상생협의회가 전달한 것으로 최종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포스코가 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잇따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16일 협력사 직원 총 223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2건에서 215명에 대해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하청 직원들이 포스코 근로자로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대법원이 2022년에 이어 직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튿날 대법원은 포스코 하청 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 6차와 7-2차 소송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대법원이 본안을 들여다보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로 대법원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헌법·법률의 명백한 오류, 기존 판례와의 충돌, 법령 해석 통일의 필요성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사건만 심리한다.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포스코 노동자들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은 크게 10개로 나눠 진행 중이며 8~9차 사건에 대한 1심 판단도 이르면 올해 안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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