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재임 중 금리 결정과 관련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지난 2024년 한은이 조기 금리 인하에 실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때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이임식 직후 한은 기자실을 찾아 "(당시) 물가 뿐만 아니라 금융 안정을 고려해 금리를 낮추지 않은 것이라고 얘기하는데도 한동안 계속 실기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그 당시엔 헬스장에서 사우나를 하다가도 지나가던 분이 금리를 빨리 내려야 하는데 왜 안 낮추냐고 혼을 냈는데 그런 점이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지금은 거꾸로 정권이 바뀌니까 갑자기 톤이 바뀌어서 금리를 너무 낮춰서 환율과 부동산 시장이 튀었다고 한다"며 "양쪽으로 비난받는 것을 보니 중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금통위원들이 잘 결정해 주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서학개미 발언 논란과 관련해서는 "잘못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지금 말하라고 하면 서학개미라는 용어 대신 내국인 투자가 늘어서 환율이 영향받는다고 했을 것 같다"면서 "그래도 덕분에 국민연금 해외 투자 같은 것이 공론화되어서 바뀌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에 대해서는 "상황이 매일 바뀌다 보니 어느 방향으로 갈지 정하기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면서 "이번에 워싱턴에서 참석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중동 사태가 어떻게 진정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4년간 임기 평가 질문에는 "내 능력과 한계 안에서 나라 전체를 생각해 가장 좋은 게 뭔지를 생각하며 정책을 했다는 점에서 만족하려고 한다"며 "(외부) 평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향후 거취와 관련해 "경제 평론이나 자문 활동을 할 계획"이라면서 "당분간은 국내에 있고, 해외에서도 좋은 제안이 있으면 비교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퇴임 후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농담한 것을 진담처럼 쓴 것"이라면서 "어떤 매체를 통해 얘기할지는 어떤 메시지를 줄 거냐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대학에서 교수직 제안도 오는데, 강의를 하면 성적을 매겨야 하는 게 싫어서 지금은 안 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