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2'는 무대를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로 확장해 두 청춘 복서 김건우(우도환)와 홍우진(이상이)이 임백정(정지훈)과 맞서는 내용을 다룬다. 넷플릭스 제공"굉장히 아픈 운동이더라고요."복싱은 다른 세계였단다. 액션 연기라면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배우 정지훈(비)도 고개를 내저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2'에서 임백정 역을 맡은 정지훈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복싱 촬영 장면을 떠올렸다.
"찍고 나면 다리가 너무 풀리는 거예요. 그래서 촬영 전에는 하체 운동을 하지 않았죠."
이어 "일반 액션은 피하고 돌고 차고 때리는 식이라면 복싱은 치고 다시 돌아왔다가 가드를 해야 하니까 가지고 있는 버릇을 버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떠올렸다.
이번 작품을 통해 복싱을 처음 배운 그는 "6개월 동안 정말 이 악물고 했다"며 "기본기만 두 달을 배웠다. 메이웨더와 타이슨 경기를 보며 자세를 연구했다"고 강조했다.
촬영 과정에서는 얼굴을 제외한 신체 부위에 실제 타격도 이뤄졌다. 함께 촬영한 우도환도 "가드 한 팔에 멍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정지훈은 "어깨로 끊어줘야 몸이 불편하지 않은데 복싱은 살짝 터치하고 빠지는 게 되지 않더라"며 "그래서 배우끼리 얼굴을 제외하고 몸은 일부 때리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6회에서 윤태검(황찬성)과의 터널 액션 장면도 실제 타격을 동반해 촬영됐다. 그는 "처음에 찬성이가 로우킥을 찼는데 툭 갖다 대면서 아프지 않게 차더라"며 "계속 NG가 나서 진짜 차라고 했다. 제가 한 번 휘청거릴 때가 있는데 맞은 척한 게 아니"라고 웃었다.
"늘 화가 나 있었죠"…즉흥 연기 이어 몰입 후유증도
배우 정지훈은 '사냥개들2'를 접한 주변 반응도 전했다. 그는 "진통제를 맞아가며 촬영했는데 지인들이 '정점에 오른 것 같다'고 축하해줘 뿌듯했다"며 "아내도 '잘 봤다'고 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 첫 악역에 도전한 정지훈은 이전에도 악역 제안을 꾸준하게 받았다고 한다.
그는 "살인마, 조직폭력배 등 역할에 대한 제의는 왔었지만 새로운 옷을 입을 명분이 없었다"며 "김주환 감독님 작품을 꾸준히 봤던 터라 액션을 정말 멋있게 보여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임백정 역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주문하셨던 건 어떤 서사도 족보도 없는 안하무인의 나르시시스트이자 폭주 기관차"라며 "며칠 굶은 개들이 침을 흘리는 것처럼 화가 많이 나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눈빛은 너무 힘을 잔뜩 주면 인위적일 수 있으니 올라오는 짜증을 담으려고 했다"며 "사람을 죽일 때도 눈은 웃지 않았으면 해달라는 말에 고민했는데 감독님이 제게도 몰랐던 새로운 얼굴을 많이 빼내 주셨다"고 강조했다.
임백정 역에 몰입한 그는 작품 곳곳에서 즉흥 연기를 펼쳤다. 2회 차량 내부에서 입을 벌리지 않고 땅콩을 먹는 장면도 그중 하나다.
"감독님께서 먹고 싶으면 먹고, 먹기 싫으면 먹지 말라고 했죠. 생각해 보니 백정은 나르시시스트이면서도 옷은 또 명품이었어요. 나름 품위를 유지하며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거 같아서 고급스럽게 먹으려고 했죠.(웃음)"
넷플릭스 제공그는 "1회에서 커피를 들고 '그래서 얼마면 돼'라고 하는데 그것도 고급스럽게 보이려고 표현했다"며 "4회에서 폭발 장면 뒤 건우에게 전화를 걸며 '네가 죽인 거야'라고 죄책감을 남기는 것도 애드리브"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극 중 김건우 친모 윤소연(윤유선)을 향한 욕설과 협박을 하는 모습, 차량에서 이만배(이시언)의 목덜미를 잡는 장면 또한 정지훈의 아이디어였다. 임백정에 깊이 몰입했던 만큼 역할에 빠져나오기까지도 시간이 걸렸단다.
정지훈은 "극 중에서 죽이든지 때리든지 제가 뭘 해도 되니까 이 옷을 완전히 벗기까지 후유증이 있었다"며 "집에서 한번 잘못 쳐다봤다가 눈빛이 왜 그러냐며 혼쭐이 났다"고 털어놨다.
"김건우는 스파이더맨, 임백정은 베놈…시즌3로 끝 봤으면"
배우 정지훈은 이번 작품의 의미에 대해 "대한민국 액션 작품 가운데 톱3 안에 들었으면 한다"며 "주먹으로 쓰는 건 이번에 다 보여줘서 만약 시즌3가 나온다면 발차기를 배웠다고 하면 안 되냐고 감독님께 우스갯소리로 말했다"고 웃었다. 넷플릭스 제공
정지훈은 시즌2에서 김건우와 임백정의 관계 구도와 관련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둘의 실력 차는 오차범위 안이라 용호상박"이라며 "김건우가 스파이더맨이라면 임백정은 건우를 반칙하게 만들며 흑화시키는 베놈 같았다"고 말했다.
악역으로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과의 호흡도 언급했다. 정지훈은 "이시언과 황찬성은 미리 캐스팅되고 제가 들어 온 것"이라며 "몰입을 위해 현장에서 얘기를 많이 섞지 않고 차갑게 대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시언 배우의 목덜미를 잡을 때 세게 눌러 당황했을 텐데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며 "찬성과 함께 찍었던 터널 신은 한 여름이어서 정말 40도가 넘었다. 쉬고 있는데도 다시 맞춰보자고 계속했다. 두 배우 모두에게 미안했지만 결과물이 좋았다"고 강조했다.
이명로와 태원석 배우에 대해서는 "명로 배우는 살을 좀 뺐더라. 미친 해커의 연기를 보고 진짜 돌아이인 줄 알았다"며 "원석 배우는 처음 봤는데 헐크 같았다. 몸 여기저기 핏줄이 서는데 운동하면서 만들었다고 하더라"고 찬사를 보냈다.
시즌3 제작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제가 사냥개로 될 수도 있고 김명길(박성웅)도 있으니 이야기의 확장성은 충분하다"며 "펼쳐놓았으니 끝은 봤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오는 5월 새 앨범으로 가수 활동 복귀도 예고한 정지훈은 최근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쳤다고 전하면서도 고민을 털어놨다.
"사실 이번 노래는 밝거든요. '사냥개들2'를 찍으면서 너무 악하게 보셔서 약간 걱정이 되긴 해요.(웃음)"한편, 최근 공개된 '사냥개들2'는 공개 3일 만에 500만 시청수(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2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