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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여권의 한가한 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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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도 많은데 작업 들어온다고 넘어가면 안된다'(이재명 대통령)

'얼마나 소중한 인재면 당에서 출마를 요청하겠느냐'(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9일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의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차출 문제를 놓고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각각 한 말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하 수석을 띄우기 위해 두 사람이 '짜고 치기'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발언 당시 이 대통령의 표정이 웃음기 없이 진지했다는 점으로 미뤄 사실상 민주당의 차출 요구를 거부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더 나아가 대통령이 당의 공개적 차출 요구에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정 대표가 하 수석 차출을 거듭 주장하면서 '명청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명청 갈등'인지는 확언할 수는 없지만 청와대와 여당 간 불협화음은 최근 잇따르고 있다. 6.3 지방선거 공천 경쟁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취임 전 사진과 영상을 쓰지 말라는 민주당 방침에 이 대통령이 불쾌감을 표시하고 내부 감찰을 지시했다는 후문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청와대가 시켜서 내린 방침일 뿐'이라고 해명해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부산 북구갑 뿐만 아니다. 경기지사 당내 경선 결과도 갈등의 틀 안에서 풀이되고 있다. 정청래 대표 못지 않게 국회 법사위를 '강하게' 이끌었던 추미애 전 법사위원장이 친명으로 분류되는 한준호 의원을 1차 투표에서 제치고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됐다. 한 의원은 경선 이후 유튜브에서 '추 후보는 준비 안된 후보다. 본선을 어떻게 치를지 걱정'이라고 말해 갈등의 골을 드러냈다.

경기 안산갑 보궐선거도 친명대 비명, 전북지사 당내 경선도 주류와 비주류 대결로 시끄럽다.
 
선거 뿐만 아니라 여러 현안을 두고 여권은 삐걱대는 모습을 보여왔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 검찰 개혁 문제, 이 대통령 관련 공소 취소 문제 등 여러 지점에서 잡음이 일었다. 여권 내 갈등이 선거를 앞둔 일시적 현상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앞으로 잡음이 수그러들지도 미지수다. 지방 선거가 끝나면 검찰 개혁의 본류인 형사소송법 개정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을 주장하는 당내 강경 기류와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남겨놔야 한다는 청와대 입장이 대충돌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는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차기 총선의 공천권 및 대선 구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의 여권 내 분란은 특히 우려스럽다. 미-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 급등과 에너지 위기, 원재료 공급 중단과 물가 상승 등이 이어지면서 온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 경제는 물론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 트럼프 관세 압박과 투자 강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을 도와주지 않은 나라는 기억하겠다는 트럼프의 '뒤끝'도 기다리고 있다. 전후 세계 질서 재편 가능성도 한국이 심각하게 들여다 봐야 할 부분이다.
 
이처럼 국가적 난제들이 쌓여 있는 와중에 여권이 내부 갈등을 반복하는 것은 너무나도 한가해 보인다. 야당과 달리 여권은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주체다. 국민 생활, 국가 경제의 향방을 결정하는 이들이다. 막중한 의무를 앞세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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