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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 더 또렷해졌다"…오로라·세포로까지 확장하는 韓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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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m급 초고해상도 구현…차량·차선 식별 수준
오로라·전리권·플라즈마 관측…우주환경 연구 본격화
무중력서 3D 세포 배양 성공…우주 바이오 첫 실증
민간 주도 전환 가속…위성, '촬영' 넘어 플랫폼으로 진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상곤 다목적실용위성7호사업단장. 김기용 기자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상곤 다목적실용위성7호사업단장. 김기용 기자
한국 위성이 더 이상 국토 사진만 찍는 단계에 머물지 않고, 우주환경과 생명현상까지 다루는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초고해상도로 지구를 정밀하게 관측하는 동시에, 오로라와 세포까지 다루는 '우주 실험 플랫폼'으로 역할이 확장됐다는 평가다.
 

'6.6m에서 0.3m로'…더 또렷해진 위성의 눈

 18일 우주항공청이 공개한 다목적실용위성 7호와 차세대중형위성 3호의 초기 운영 성과는 위성이 '관측 장비'에서 '우주 실험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목적실용위성 7호가 '더 선명한 눈'이라면,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더 넓어진 역할'이라는 것이 우주항공청의 설명이다.

노경원 우주항공청 차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다목적실용위성의 관측 성능은 1999년 6.6m 해상도에서 시작해 이제 0.3m급까지 발전했다"며 "30년 넘게 이어온 다목적 위성 사업의 성과"라고 밝혔다.
 
우주항공청 노경원 차장. 김기용 기자우주항공청 노경원 차장. 김기용 기자
다목적실용위성 7호는 공개된 촬영 영상을 통해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잠실 주경기장과 도심 영상에서는 건물 경계선과 도로 차선, 차량까지 구분이 가능했다.

이상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다목적실용위성7호사업단장은 "HDTV에서 UHD로 넘어갈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며 "차선이나 차량이 훨씬 깔끔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 일대 영상에서는 버스와 승용차 구분은 물론 일부 차종 식별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성능 향상은 단순한 화질 개선을 넘어 활용 범위 확대와도 직결된다. 김진희 우주항공청 인공위성부문장은 "다목적실용위성은 도시 변화 분석, 재난 감시, 지리정보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며 "특정 목적에 국한되지 않고 수요에 따라 국내외를 모두 촬영하는 다목적 위성"이라고 설명했다.
 

오로라·전리권·세포까지…'우주 실험 플랫폼'으로 진화

다목적실용위성 7호가 찍은 잠실 롯데타워 모습. 우주항공청 제공다목적실용위성 7호가 찍은 잠실 롯데타워 모습. 우주항공청 제공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단순 관측을 넘어 우주환경과 생명현상을 다루는 임무로 확장하고 있다. 김진희 부문장은 "우주 과학 탐사와 기술 실증을 동시에 수행하는 위성"이라며 "민간 주도로 개발된 첫 중형급 이상 위성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로라 관측이다. 이우경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로키츠(ROKITS)는 좁은 영역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아니라 수백km 규모의 자연현상을 한 번에 담기 위한 광각 카메라"라며 "한 장에 약 700km 영역을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 탑재된 로키츠는 태양 활동의 영향으로 지구 주변 우주환경이 흔들릴 때 밝게 확장된 오로라를 포착했고, 연구진은 이를 통해 우주환경 변화를 관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우경 책임연구원은 "오로라는 눈으로 보는 우주 날씨"라며 "그 분포 변화가 우주환경 예측의 핵심 정보"라고 말했다.
 
지구 대기 중에서 전기가 통하는 영역을 의미하는 '전리권' 관측도 함께 이뤄졌다. 유광선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연구교수는 "500~600km 상공에서는 플라즈마와 자기장이 매우 복잡하게 변한다"며 "이 변화를 측정해 통신과 GPS 같은 시스템 안정성과 연결되는 연구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드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환경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자기 폭풍 기간(2월 14~15일)에 지구를 돌며 찍은 오로라. 다섯 궤도에서 관측한 오로라 영상을 합성한 이미지로 밝게 빛나는 오로라 고리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지자기 폭풍 기간(2월 14~15일)에 지구를 돌며 찍은 오로라. 다섯 궤도에서 관측한 오로라 영상을 합성한 이미지로 밝게 빛나는 오로라 고리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우주 바이오 분야다. 우주 바이오란 무중력·방사선 등 우주 환경에서 생명체가 어떻게 변하는지 연구하고 이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박찬흠 한림대 교수는 "우주인이 장기간 체류할 경우를 대비해 세포 치료와 3차원 조직 배양을 목표로 한다"며 "독자 위성에서 3차원 조직을 배양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 탑재된 바이오캐비넷 실험을 통해 무중력 상태에서 줄기세포가 혈관으로 분화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성 외부는 영하 120도에서 영상 170도까지 변하지만 내부는 34도를 유지했다"며 "산소·이산화탄소 제어와 방사선 차폐도 설계대로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데이터 자체가 향후 우주 바이오 연구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 구조 변화도 함께 진행 중이다. 장종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위성체계1팀장은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민간이 총괄 개발한 위성으로, 표준 플랫폼과 부품 국산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김진희 부문장도 "출연연 기술을 산업체로 이전해 민간 주도 체계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잠실을 촬영하며 성능을 비교하던 한국 위성이 이제는 우주환경과 생명현상을 동시에 다루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위성의 정의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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