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를 앞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방송사 관계자들이 보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이 구형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내려진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443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3시 내란 우두머리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윤 전 대통령은 출석 의사를 밝혔으며, 선고는 방송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12·3 비상계엄 선포와 그 후속 조치들이 형법 87조가 규정한 내란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형법은 내란을 '국헌문란의 목적' 아래 '폭동'을 일으킨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단순한 위법 행위가 아니라, 헌법에 의해 설립된 국가기관의 기능을 강압적으로 전복하려는 목적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물리력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위력이 결합돼야 한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을 정지시키려 했다고 판단했다. 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려 한 시도와 국회와 선관위에 대한 무력 봉쇄 계획은 헌법 질서를 침해한 행위로, 특검은 이를 '친위 쿠데타'로 규정했다.
특검 구형 의견에는 과거 군사정권 시기의 내란 사건에 대한 문제의식도 담겼다. 특검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내란이 단죄됐음에도, 비상계엄을 활용한 헌정질서 파괴 시도가 반복될 수 있음을 경고하며, 이번 사건에 대해 보다 엄정한 사법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란죄로 사형이 구형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검찰은 1996년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사건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당시 1심 법원은 군사력을 동원해 헌법 절차를 무시하고 국가 권력을 찬탈한 행위는 명백한 내란에 해당한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이미 나온 바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들은 12·3 비상계엄을 '내란 행위'로 규정했다. 지난 12일 이 전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국회와 선관위 봉쇄 시도가 국헌문란의 목적에 해당하며, 군·경 동원이 대법원 판례가 정한 '폭동'의 개념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비상계엄이 내란으로 인정될 경우 관건은 형량이다. 실제 유혈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고, 단기간에 해제됐으며, 결과적으로 미수에 그쳤다는 점은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는 요소로 거론된다. 반면 헌법기관을 상대로 군과 경찰을 투입해 물리적 압박을 가한 점, 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려 했다는 정황은 형량에서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이 그간 책임을 인정하거나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최후 진술에서 "불과 몇시간의 계엄, 아마 근현대사에서 가장 짧은 계엄일 텐데 이것을 내란으로 몰았다"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 혐의를 유죄로 판단할 경우 정상참작감경(작량감경) 하더라도 최소 20년 이상의 징역(금고)형이 선고될 전망이다. 형법 제55조는 사형을 감경할 때 무기 또는 2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금고)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군·경찰 지휘부 7명도 이날 함께 선고받는다. 특검은 김 전 장관에게는 무기징역, 조 전 청장에게는 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는 징역 15년,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겐 징역 10년,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에게는 징역 12년, 김용군 전 정보사 대령에게는 징역 10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