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구본호 기자사채를 갚기 위해 거래처 명의로 거액을 빌리고 자신의 소속 기관의 명의로 지급 보증을 서게 해 막대한 손해를 입힌 강원도경제진흥원 산하 기관 관리자들이 무거운 죗값을 치르게 됐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특경법상 배임, 업무상 배임,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및 자격모용작성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전 강원도 농수특산물 진품센터장 A(64)씨와 진품센터 영업부장 B(62)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4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특경법상 배임과 업무상 배임, 사기미수 혐의로 기소된 양구지역 농업회사법인 대표 C(58)씨에게는 징역 2년 2개월이 선고됐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온 B씨와 C씨는 판결 선고 이후 법정 구속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C씨의 회사 명의를 이용, D회사로부터 6억 원, 3억 원, 16억 원을 빌린 뒤 A씨의 사채 변제와 C씨 회사 운영비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진품센터는 규정상 대표권이 경제진흥원에 있었고, 진품센터 명의의 계약 체결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사실이 없었음에도 센터장인 A씨를 진품센터 대표이사로 기재하고, 직인까지 찍어 총 16차례나 계약서를 작성했다.
차용금 명목으로 20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하고 진품센터가 차용금 지급을 보증하게 해 경제진흥원에게 27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치도록 한 혐의도 공소장에 담겼다.
범행을 위해 회사 명의를 빌려준 C씨는 심지어 진품센터가 자신의 회사로부터 16억 원을 빌려놓고 갚지 않는다며 차용금 반환 민사소송까지 냈다.

결국 법정에 서게 된 A씨는 "'진품센터 대표이사'라는 명칭이 사용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당시 센터장을 맡아 진품센터 명의 문서를 작성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센터장' 대신 '대표이사'라는 명칭을 기재했다고 하더라도 타인의 자격을 모용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재판부는 센터장 A씨와 영업부장 B씨에 대해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45억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하고, 경제진흥원에 52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죄책이 가볍지 않은 점과 범행으로 취한 이익이 상당한 점, 별다른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경제진흥원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C씨에 대해서는 "피해 회복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경제진흥원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며 "다만 사기미수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범행은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과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