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정부가 최근 러시아와 접촉해 북한 관련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러시아의 역할을 당부하는 자리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외교가에 따르면, 외교부 북핵 관련 당국자는 최근 모스크바를 비공개로 방문해 올레크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외무부 북핵담당특임대사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 외교부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5년째 전쟁을 하고 있고 국제적으로는 제재 대상이라 대화하는 게 매우 조심스럽다"면서도 "실질적 국익과 우리 기업 또 국민 보호를 위해 대화 채널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한반도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역할을 당부하고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북한은 러시아에 파병을 하며 한러관계는 크게 악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북핵 관련 당국자가 접촉한 것은 본격화된 우크라이나전 종전 논의와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교부는 지난 19일 업무보고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한러관계 복원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 관련 러측의 건설적 역할을 견인하겠다는 내용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러시아는 한러 접촉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한 정치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한국과 어떤 협의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북핵문제는 러시아에 존재하지 않는 주제"라고 밝혔다.
이어 "러북 간 전략적 협력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려는 시도"라며 "러시아와 북한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헛된 노력"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