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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료공백 심각한 경북 오지…정부는 뒷짐만 질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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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를 하는 임미애 의원. 국회방송 캡처 정은경 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를 하는 임미애 의원. 국회방송 캡처 
"복지부 장관님, 치료 가능 사망률이 가장 높은 곳이 어딘 지 아세요? 강원도와 경북이에요 영양군 군민들은 정시에 (병원에)도착하면 살 수 있으나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인구가 110명으로 강남 29명과 비교해 3배 이상 많아요. 이러니 지방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국회 예결위(11월) 경제부처 질의에서 정은경 복지부장관에게 한 질의내용이다.
 
임 의원의 지적을 보면, 경북 가운데서도 안동 영양 봉화 등 북부 산간지역은 분명한 의료사각지대다. 병이 생기고 사고를 당해 아파도 제 때 병원진료를 받을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
 
광역시인 대구나 안동으로 가면 병원이 여러 곳 있지만 땅덩이가 우리나라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넓은 지역(1만 9천㎢)이다 보니 가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경북도청이 있는 안동~동국대병원까지 151km, 경북대병원까지는 106km, 오지인 영양 봉화에서는 200km 가량 떨어져 있다.
 
환자를 이송하는 도중 변고가 생길 확률이 높다. 응급환자를 안전하게 돌보기 위해 허용된 시간 즉 골든타임은 대략 20~30분인데 이를 놓치고 만다는 것이다. "사고를 당하거나 아플까 두렵다"는 지역민들의 하소연이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이유다.
 
특히나 응급실 뺑뺑이가 일상이 된 오늘날 한국의 의료서비스 현실까지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지역에서도 응급환자를 119구급차에 싣고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 병상을 찾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다수다.
 
경북북부나 전남해안 일대처럼 지역내에 상급종합병원이 아예 없다면 각종 사고로 중상에 이른 지역민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임미애 의원의 질의에 담긴 내용만 놓고봐도 경북 북부에 의대나 상급종합병원이 생겨야할 이유는 넘치는 것 같다. 치료 가능 사망률 1위, 상급종합병원 수 0개, 지역내 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수 전국 꼴찌, 천명당 의사수 전국 꼴찌, 22개시군 중 15개가 의료취약지역, 분만취약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임미애 의원은 지난 11월 10일 국회 예결위 질의 때 경북북부지역이 내과 산부인과 소아과 수가 전국 꼴찌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국회방송 캡처임미애 의원은 지난 11월 10일 국회 예결위 질의 때 경북북부지역이 내과 산부인과 소아과 수가 전국 꼴찌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국회방송 캡처
경북북부에서 151km 떨어진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적지 않은 의대생이 배출되고 있지만 이 곳에서 의사면허를 딴 졸업생들은 거의 대부분이 타지역 특히 대도시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어 지역에는 별 도움이 안되는 상황이다.
 
동국대 의대 졸업생의 3.3%만 지역의 의료인력으로 남고 나머지 96.7%는 타지역으로 유출된다. 사정이 이러니 경북지역이 응급의료 취약지역 전국 2위에 랭크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이 지역의 열악한 의료사정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안동의 김형동 의원이나 임미애(민주당 비례) 의원 등이 발벗고 나서 의과대나 상급종합병원 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에서도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에서도 선뜻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경북북부의 의료사각지대는 지난 2013년 안동대가 '의과대 신설을 위한 TF'를 가동하면서 지역내의 의료이슈로 부각됐지만 아직까지 정부에서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제대로 된 보건의료인력이 양성되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의대설립이 매우 절실하다"는 임미애 의원 지적에 "정부 계획 수립시 말씀을 참고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의 의료공백지역을 나타낸 지도와 두 지역의 실정. 임미애 의원 국회질의 국회방송 캡처전국의 의료공백지역을 나타낸 지도와 두 지역의 실정. 임미애 의원 국회질의 국회방송 캡처
의대증원의 후유증 수습, 코로나 같은 전염병 대응 처럼 이슈 자체가 전체 국민에게 미치는 파급영향이 작아서 일까? 이재명 정부들어서도 정부가 이 문제해결에 발벗고 나선 흔적은 찾기 어렵다. 17일 임미애 김형동 의원 공동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경북 국립 공공의대 설립 국회토론회'에서도 의료시스템 확충 요구가 쏟아졌다.

이번에야 말로 검토의 수준에서 벗어나 정부가 이 문제를 정책추진의 우선순위에 놓고 적극 검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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