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투표 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개입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중미 국가 온두라스에서 대통령 선거 개표가 잇따라 중단되며 투명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온두라스는 지난달 30일 대선을 마치고 개표에 들어갔으나, 득표율 1·2위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상황에서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실시간 개표 공개가 연이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선관위 홈페이지 오류가 보고된 데 이어 후보별 예비 득표수와 득표율이 개표율 57.03%를 기록한 뒤 24시가 넘게 갱신되지 않았다.
이후 전날 오후 2시쯤 온라인 개표 현황이 정상화했지만, 불과 24시간여 만에 다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코세트 로페스 오소리오 선관위원은 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시스템 유지보수 작업을 이유로, 선관위에 사전 통보 없이 대선 개표 결과 공개가 재차 중단됐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중단 당시 개표율은 79.6%였고, 중도 성향의 자유당의 살바도르 나스라야 후보가 40.27%, 우파 성향 국민당의 나스리 '티토' 아스푸라 후보가 39.65%, 좌파 집권당 릭시 몬카다 후보가 19.02%를 득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온두라스 대선은 유세 과정에서 후보들이 서로 선거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비방전을 벌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파 아스푸라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등 전체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여기에 실시간 개표 중단 사태까지 겹치면서 선거 전반의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공정하고 신속한 개표를 요구하는 각 정당 지지자들의 산발적인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