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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터지면 미국기업? 쿠팡 '김범석 책임론'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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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청문회마다 '해외 체류'…초대형 유출에도 또다시 잠적
한국이 매출 90%인데 통제권은 미국 이사회…구조적 책임 공백
보안 자료 제출도 거부…韓 박대준 대표만 내세운 대리 사과 논란
김 의장, 기부금도 대부분 미국으로…세제 혜택만 챙긴 선택 의혹

김범석 쿠팡 의장. 연합뉴스김범석 쿠팡 의장. 연합뉴스
쿠팡의 전(全)국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확산하면서, 창업자이자 실질적 지배자인 쿠팡 김범석 의장의 책임 공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국에서 사실상 모든 매출을 올리는 기업임에도 위기 상황마다 김 의장은 모습을 감추고, 미국 본사 중심 지배구조 뒤로 숨어버린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美 김범석 대신 앞세워진 韓 박대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일 현안 질의에서 쿠팡이 기본적인 보안 규정조차 제출하지 않고, 영업비밀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한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의원들은 쿠팡의 실소유주 김범석 의장을 증인으로 불러 직접 책임을 묻는 청문회 개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이런 압박 속에서 이날 현안 질의에 참석한 쿠팡 박대준 대표는 김 의장의 사과 의향을 묻자 "한국 법인에서 벌어진 일이고 제 책임 하에서 발생한 사안이라 제가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사실상 이번 사태가 미국 본사와 김범석 의장에게까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선을 긋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어지는 질의에서 박 대표가 "(김 의장이 있는) 장소까지는 모르고 있다"고 답변하자 여야 의원들은 "사태가 이만큼 심각한데 실질 소유주의 거처를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국감도 불출석…반복된 '잠적 패턴'


          김범석 의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두 차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모두 '해외 체류'를 이유로 불출석했다. 업계에서는 국감 당시 쿠팡이 100여명의 대관 조직을 대동해 '김범석 방어'에 총력 대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 사이 퇴사자 서명키는 5개월 동안 방치됐고, 3천만명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됐지만 쿠팡 내부 보안 체계는 단 한 번도 제대로 경보를 울리지 않았다.

쿠팡의 구조적 책임 회피는 지배구조 문제와 직결된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하지만, 실질적 통제권은 미국 본사 쿠팡Inc 이사회가 쥐고 있다. 이사회 8명 전원은 미국·브라질·인도계 등 외국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이버보안 감독을 맡은 감사위원회 역시 해외 인사들이다.

그럼에도 퇴사자 계정 비활성화 실패, 해외 IP 대량 조회 미탐지, 이상징후 감지 실패 등 기본 보안 통제가 연쇄적으로 무너졌음에도 현재까지 책임지려는 주체는 어디에도 없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돈 벌고도 기부·상생은 '0'


    '한국은 영업지, 미국은 통제지'라는 구조는 기부·상생 문제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김 의장은 지난해 쿠팡 주식 200만주(약 672억원)를 전액 미국 자선기금에만 기부해 논란을 샀다. 미국 국적인 김 의장의 경우 미국 내에서 기부를 해야 대규모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쿠팡의 국내 상생 기여도 역시 '전무(全無)'에 가깝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수입산 식품류에서만 3조15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FTA로 피해를 입은 농어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농어촌 상생기금에는 단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다. 매출의 대부분을 한국 소비자와 산업 생태계에서 올리면서도, 국내 상생 책임에서는 철저히 비켜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참고 기사 : [단독]쿠팡 김범석, 한국서 돈 벌고 기부금 672억 전액은 미국에
<참고 기사 : [단독]쿠팡, 수입식품으로 3조원 벌고도 농어촌상생기금은 '0원'>

뉴욕증시도 '쿠팡 리스크'에 즉각 반응


이번 사태의 충격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즉각 드러났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쿠팡Inc 주가는 전일 대비 5.36% 급락한 26.6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낙폭은 7%를 넘었고, 거래량은 평소 대비 4.5배나 폭증했다. 3370만 사용자 계정이 유출됐다는 사실이 공개된 직후 첫 거래일이었고, 한 달 만에 가장 큰 낙폭이었다. 시장이 쿠팡의 내부통제 부재·지배구조 리스크·책임 회피 관행을 한꺼번에 '기업 위험'으로 간주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한국에서 벌고, 책임질 때는 미국으로 사라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김범석 의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한 이번 사태는 단순 사고가 아니라 쿠팡 경영 시스템의 고질적 결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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