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주토피아 2'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토끼와 여우 경찰 콤비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8년 만에 돌아온 '주토피아 2'가 전 세계 누적 흥행 수익 5억 5640만 달러(한화 약 8179억 6364만 원)를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작품에 참여한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은 그 비결로 남녀노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꼽았다.
2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된 '주토피아 2' 기자간담회에는 이현민 애니메이터, 최영재 애니메이터, 이숙희 세트 익스텐션 슈퍼바이저 등 한국인 애니메이터 세 명이 참석했다.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주디의 애니메이션,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주디와 닉, 이숙희 슈퍼바이저는 습지 마켓 등 '주토피아 2'의 공간들을 담당했다.
무려 8년 만에 돌아온 주디와 닉 콤비지만, 사실상 전편의 이야기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렇기에 '주토피아 2'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 중 하나는 바로 어제 본 것 같은 느낌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세월이 지났지만, 방금 따끈하게 끝난 직후의 캐릭터들을 접한 것처럼 일관성 있게 하는 게 굉장히 중요했다"며 "그러면서도 만날 때마다 새로운 면을 알게 되는 것처럼 사람들이 더 재밌고 깊숙하게 캐릭터의 새로운 모습을 접할 수 있길 바라며 작업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두 캐릭터가 처음엔 서로 톡톡 쏘는 관계였다면 이번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보여주는지 보여준다"며 "오히려 좋은 관계라고 생각했을 때 서로 다른 점이 충돌하는 순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느냐가 '찐친'을 결정하는 면인 것 같다. 둘이 그런 지점을 극복해 나가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2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된 '주토피아 2'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숙희 세트 익스텐션 슈퍼바이저, 이현민 애니메이터, 최영재 애니메이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 주디와 닉의 관계가 우정을 넘어 보다 로맨틱해진 것 같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과연 3편에서 둘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든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그건 내 생각과 디즈니의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나는 3편이 제작된다면 좀 더 색다른 케미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고 웃었다.
다시 돌아온 '주토피아 2'는 주디와 닉을 비롯한 전편의 동물들은 물론 뱀 게리를 비롯한 새로운 동물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볼거리를 제공한다. 새로운 동물의 등장만큼 그들이 살아가는 새로운 장소들을 마주하는 것 역시 '주토피아 2'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특히 물과 육지를 오가는 반수생 동물들의 거주지인 습지 마켓, 링슬리 가문의 수장 밀턴 링슬리 저택이 있는 툰드라 타운 등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세계를 보여준다.
'주토피아 2'의 확장된 세계를 만드는 데 참여한 이숙희 슈퍼바이저는 "감독님들이 처음부터 '주토피아 1'보다 훨씬 더 크고 화려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배경을 원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감독, 프로덕션 디자이너와 많은 이야기를 하며 작업했다"며 "새로운 환경을 보여주면서도 주토피아의 도시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의 노력이 담긴 다양한 볼거리, 새로운 동물들, 그럼에도 변치 않고 오히려 한 발짝 더 나아간 주디와 닉의 케미는 흥행으로 결실을 봤다.
외화 '주토피아 2'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영화 '주토피아 2'는 지난 1일(현지 시각) 전 세계 누적 흥행 수익 5억 5640만 달러(한화 약 8179억 6364만 원)를 돌파하며 2025년 글로벌 오프닝 흥행 1위에 등극했다.
이는 '모아나 2'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겨울왕국 2' 등 역대 흥행작들을 모두 제치고 애니메이션 글로벌 오프닝 1위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그 의의를 더하고 있다. 또한 '어벤져스: 엔드게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이어 역대 글로벌 오프닝 흥행 4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 개봉 5일 만에 2025년 전 세계 흥행 톱 10위에 진입하는 등 올겨울 최고 기대작다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숙희 슈퍼바이저는 "1편에서도 많이 사랑받은 캐럭터가 닉과 주디"라며 "서로 다른 점이 있지만, 파트너로서 만나고 모험도 하고 티격태격하는 점들이 남녀노소 불구하고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위해 인종도, 나이도, 성별도, 취향도 모두 다른 700여 명이 작업하면서 중간중간 좋은 점, 나쁜 점, 보완할 점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며 "이를 통해 많은 사람이 다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들어갔고, 전 세계 사람에게 어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슈퍼바이저는 "회사에서도, 극장에서 볼 때도 사람마다 웃는 포인트가 다 다르다"며 "여러 동물이 공존하는 걸 다루는 영화다 보니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강조했다.
외화 '주토피아 2'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마지막으로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오랜 시간 후에 나온 만큼 아직 캐릭터들을 반가워해 줄까, 좋아해 줄까 걱정하며 작업했는데 다들 너무 좋아해 주시고 캐릭터들을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순수하게 주디와 닉을 사랑해 주시는 거 같아서 우리도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고 느낀다. 정말 뿌듯하기도 하고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주토피아 2'는 다시 돌아온 주토피아 최고의 콤비 주디와 닉이 도시를 뒤흔든 정체불명의 뱀 게리를 쫓아 새로운 세계로 뛰어들며 위험천만한 사건을 수사하는 짜릿한 추적 어드벤처로,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