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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의 시대, 다시 역사다…로먼 크르즈나릭의 '내일을 위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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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더퀘스트 제공 더퀘스트 제공 
기후위기·불평등·AI 리스크·민주주의 붕괴 등 어느 하나도 가벼운 문제가 없는 시대. 사회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의 신간 '내일을 위한 역사'는 "답이 없어 보이는 위기일수록,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사"라는 전제를 내세우며 앞으로의 생존 전략을 '응용역사(applied history)'에서 찾는다.

이 책은 인류가 직면한 10가지 대도전을 △화석연료 중독 △관용 부족 △소비주의 △소셜미디어 리스크 △공유지 문제 △민주주의 피로 △유전공학 윤리 △불평등 △AI 통제 △문명 붕괴 가능성 등으로 정리하고, 각각에 대해 지난 1천 년 세계사 속에서 해법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식은 단순하다. '미래 기술'의 약속보다 '이미 있던 역사적 경험'을 다시 불러와 지금의 문제를 재구성하는 것. 예컨대 화석연료 문제는 급진적 시민불복종이 오버턴 윈도(정치적 허용 범위)를 이동시킨 역사적 경험에서 답을 찾는다. 관용의 조건은 중세 에스파냐 알안달루스의 '콘비벤시아'를 통해, 소셜미디어의 독성은 인쇄술과 커피하우스가 만든 공론장의 탄생사에서 해법의 단서를 찾는다.

경제 분야에서는 일본 에도시대의 순환경제를, 공유지 문제에서는 엘리너 오스트롬의 연구를 근거로 지역 공동체가 자원을 민주적으로 관리한 역사적 사례를 재조명한다.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서는 시민의회 같은 숙의민주주의 모델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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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공학과 AI 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조너스 소크의 소아마비 백신 개발 사례에서 "특허는 없습니다"라는 공동선의 가치를 되짚고, AI 통제에서는 주주 중심 기업 대신 노동자·지역사회가 소유하는 '분산 소유권'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문명 붕괴 가능성을 다루며, 인류가 '부러지지 않고 구부러질 수 있는' 회복력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집단 연대(아사비야), 생명애(바이오필리아),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사회적 조직력. 그는 이 세 요소가 결합될 때 사회를 움직이는 '파괴적 변화의 연결고리(Disruption Nexus)'가 작동한다고 분석한다.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 조민호 옮김 | 더퀘스트 | 3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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