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취임사에서 검찰 구성원들을 향해 "박탈감과 자괴감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억울한 감정이 있다"고 했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관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은 없었지만, 자신에 관한 정확하지 않은 얘기가 있다는 말을 남겼다.
박 지검장은 2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어려운 시기에 중앙지검 검사장의 중책을 맡고 부임하게 되니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고 밝혔다.
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제66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그는 "검찰은 그 맡은 바의 역할 때문에 국민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검찰 구성원들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요근래만큼은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아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검찰 조직이 단일 인격체가 아니듯 저마다의 생각과 해법은 같지 않다"고 했다.
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제66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최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에 따른 검찰 구성원의 반발을 '집단행동' '항명'으로 매도하는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본인은 어떤 측면에서 억울한 심정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그러면서 박 지검장은 검찰을 향해 스스로 성찰할 것을 주문했다.
박 지검장은 "최소한 국민들로부터 수사권 행사의 형평성이 지적됐던 장면들, 무의식적으로나마 오만하게 보일 수도 있었던 언행들을 생각해보며 성찰하는 것부터 시작해봅시다"라면서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나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나 '스스로의 관행'으로부터 벗어나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건을 보고, 그런 내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반추해보는 노력을 할 때 우리의 땀과 노력을 국민들께서 인정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제66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박 지검장은 취임사에선 항소 포기에 관한 언급은 없었지만, 출근길 취재진과 만났을 때는 "(항소 포기에 관해)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조직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많이 듣고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제66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정치권에서 반발 성명을 낸 검사들을 징계하려는 움직임에 관해선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정서에 대해선 정치권에서도 좀 널리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 밖에 대장동 사건 범죄수익 환수 대응 방안에 대해선 "담당 부서로부터 보고받고 같이 연구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