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감사원은 지난 2022년에 실시된 전현희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를 점검한 결과 감사과정 전반에서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감사원은 점검 자료를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송부했다.
감사원은 "운영쇄신 TF의 점검 결과 유병호 전 사무총장 시절 실시된 권익위 감사는 감사 착수부터, 감사 처리, 감사 시행 과정 전반에 걸쳐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됐다며 "확인한 사항"을 보도 자료를 통해 공개했다.
감사원은 먼저 당시 감사 실시를 결정한 과정이 "통상적인 감사 절차에 비춰 이례적이거나 감사원 지침과 다르게 비정상적으로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 착수 전에는 통상적으로 30일 이내에 자료를 수집하는 절차를 거치지만 해당 감사는 거꾸로 "감사 착수를 먼저 한 후 감사꺼리를 찾는 일정으로 진행"됐고, 해당 부서에서 다른 안건의 감사가 별도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감사 착수가 결정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심 감사위원이었던 조은석 위원이 감사보고서 결재의 한 과정인 '열람 결재'를 당시 감사원 사무처의 전산 조작으로 인해 '패싱' 당했고, 이 과정에서 전체 감사위원회의 심의 권한이 침해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감사원은 특히 이번 점검 과정에서 당시 감사위원회의 의결 내용과 이후 공개된 권익위 감사시행문의 문안을 비교한 결과, 당초 감사위원회 의결 문안에는 없던 "전현희 위원장에 대한 비난 성격의 문구를 임의로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 시행문에 "감사원의 분석결과 근무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해당 일자에 대해 전현희 위원장이 소명하지 않은 것은 기관장으로서 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문구가 조은석 주심위원의 삭제 요구에도 불구하고 포함됐다는 것이다.
감사원이 전현희 위원장과 조은석 감사위원과 관련해 수사요청을 한 것에 대해서도 적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전현희 위원장의 경우 감사원 문답조사에 출석할 의사를 표명했는데도 수사요청을 강행했고, 조은석 감사위원은 실제 사실과 다르게 수사요청서가 작성됐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번 점검 자료의 공수처 송부에 대해 "공수처에서 지난 달 23일 운영 쇄신 TF의 권익위 감사 관련 자료에 대해 수사자료 협조요청을 해 온 것에 따른 것"이라며 "협조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이번 운영쇄신 TF 활동에 대해 "당초 지난 11일까지 활동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핵심 관련자의 조사 비협조로 인해 활동기간을 다음 달 5일까지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유병호 감사위원. 황진환 기자이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에서 감사원 사무총장을 맡아 주요 감사를 주도했던 유병호 감사위원은 현재 해당 TF 조사에 협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감사위원은 최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운영쇄신 TF에 대해 "구성 근거, 절차, 활동 내용 전부 위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유 감사위원은 지난 달 정상우 신임 사무총장 사무실에 선물 형식으로 '엿'을 보내는가 하면 ,최재해 감사원장 퇴임 행사에서는 핸드폰으로 옛 유행가인 '세상은 요지경'을 틀어놓고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고성을 지르는 등 각종 기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기행에는 자신이 주도했던 감사를 뒤집는 TF 활동에 대한 강한 불만이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