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에서 열린 대장동 일당 7400억 국고 환수 촉구 및 검찰 항소 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규탄사를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국민의힘 24% vs 무당층 27%(한국갤럽, 11월 2주차 조사). 국민의힘 21% vs 태도 유보 27%(전국지표조사·NBS, 11월 2주차 조사).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무당(無黨)층에도 못 미치는 지지율을 기록 중이지만 장동혁 대표의 '우클릭'은 심화되고 있다. 12·3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엮어 "우리가 황교안"이라고 선언하더니, 우파 유튜브에 연이어 출연하며 강성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쏟고 있다.
장 대표는 '모든 게 계산된 행보'라며 전당적 지지를 당부했지만, 당 일각에선 민심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는 이유다.
무당층에도 뒤진 국힘…"상당수가 지지 철회한 듯"
"현 정국에선 무당층 안에 (진보성향보다)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더 많다고 본다. 그만큼 지금 당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고 지지를 철회한 사람이 상당수란 뜻이다." 20%대 '박스권'에 갇힌 국민의힘 지지율을 두고, 한 여론조사 전문가가 18일 내놓은 진단이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 중 관전포인트로 무당층 비율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앞선 점을 짚으면서다.
사실 계엄·탄핵 이래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한국갤럽 기준으로만 봐도, 올해 대선 직후 당 지지율은 이미 바닥(7월 2주차 기준 19%)을 찍었고, 당시 무당층도 27% 수준이었다.
다만, 최신 여론조사 결과가 새삼 충격을 주는 이유는 △10·15 부동산대책 △국정감사 당시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축의금 논란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 등 최근 야당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소재가 많았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 '밥상을 차려줘도 못 먹고 있다'는 자조가 나온 맥락이다.
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도는 지난 주보다 2%p 오른 42%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2%p 떨어진 24%p로 나타났는데, 무당층(27%)보다 3%p가 낮은 수치다. 해당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7.5%, 응답률 11.5%).
NBS 조사결과도 유사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0~12일 성인 남녀 1004명을 상대로 물은 결과, 민주당은 42%로 직전 조사 대비 3%p가 올랐다. 국민의힘은 4%p 하락한 21%를 기록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여기서도
지지 정당이 없거나 '모른다'고 밝힌, 또는 무응답한 비율(27%)이 국민의힘 지지보다 훨씬 높았다. 이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4.8%).
위에서 인용한 두 조사 모두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래도 장동혁은 '극우 연대' 시사…"現 상태론 반전 없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진상규명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당초 '이재명 정부 부동산 대책 공세'와 '대장동 항소포기 때리기'로 쌍끌이 효과를 기대한 당은 당혹한 분위기다.
장 대표의 급속한 '우향우' 행보가 호재 효과를 상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그는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 직후
"이재명 탄핵"(11일), "우리가 황교안"(12일) 등 연일 강공을 이어왔다. 전날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를 거듭 압박했다.
장 대표는 대표적 부정선거 음모론자인 황교안 전 총리를 옹호한 자신의 메시지가 당에서도 논란이 되자, '다 계산된 발언'이라며 당위성을 적극 설파하기도 했다. 의원총회에선 이와 관련한 비판을 삼가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중도층으로의 확장도 나름 복안이 있다는 것이 장 대표의 입장이다.
하지만 설명과 달리 장 대표의 '우클릭'은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 장 대표는 16일 유튜브 '이영풍TV'와 '매일신문'에 잇따라 출연해
"지금 이재명 정권과는 협치나 대화가 불가능하다"며 강경노선을 재확인했다.
한술 더 떠
사랑제일교회 전광훈씨 등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우리공화당·자유통일당·자유와혁신 등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들은 함께 모여서 이재명 정권이 가려는 독재체제 등을 막아야 한다"고 답했다. '계엄 1주년'을 코앞에 두고, 또다시 '내란당' 프레임에 힘을 싣는 꼴이라는 비판이 야권에서 제기된다.
한 영남권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황교안'이 아니다. 이런 흐름이 고착화되면 회복이 쉽지가 않다"며 "(장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도 "그분들(극우세력)도 국민의 한 사람이란 뜻일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납득 불가"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현 기조가 유지되는 이상 반전은 없을 거라고 경고한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 원장은
"유권자들 입장에서, 국민의힘은 지금 표를 줄 명분이나 자격이 없는 정당이라고 보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이준한 교수도 "지도부의 리더십도 변화가 없고, (메시지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선거에서도 좋은 결실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