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이 잇따라 상향되고 있는데다 부동산 불안이 계속되면서 시장에서는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외환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 기조가 사실상 끝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15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외신 인터뷰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와 관련해 "2주 뒤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의 기존 전망치는 지난 8월 경제전망 당시 제시한 1.6%로, 다른 주요 기관보다 0.2%포인트(p) 이상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가장 높은 2.2%, 한국금융연구원은 2.1%,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국제통화기금(IMF)은 모두 1.8%를 제시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9월 말 평균 1.8%에서 10월 말 평균 1.9%로 상향됐다.
시장 관심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종료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한은이 이달 말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높일 경우, 잠재성장률과 같은 수준이 돼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재는 이날 인터뷰에서 "현재 공식 입장은 인하 사이클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의 규모나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 여부는 새로운 데이터에 달렸다"고 말해 인하 기조 변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불안도 금리 동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내놓은 11월 둘째 주(11월1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06% 상승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다수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 시 주택시장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 효과를 포함해 수도권 주택시장 등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까지 계엄 당시 수준에 접근하게 되면 금리 인하는 어렵게 된다.
이번주 한때 1470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외환 당국의 구두개입으로 1450원선까지 떨어졌지만 재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요인으로 환율 레벨이 상승한 만큼 다음 상단은 계엄 당시 전고점인 1480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달러 강세폭 대비 원화 약세 압력이 이미 누적된 만큼 상단에 가까워질수록 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이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됐던 지난 4월이나 지난해 12월 계엄 당시 전고점인 1480원대까지 치솟을 경우 통화당국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명분이 사라진다.
시장에서는 성장률 회복과 부동산·환율 불안 등으로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에 한차례 인하에 그치거나 인하 기조를 조기 종료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가격 급등세와 함께 국내 경기 회복 기대감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7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