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KB손해보험과 홈 경기에서 승리한 삼성화재 선수들. KOVO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1라운드는 예상대로 3강이 선두권을 형성했다. 그러나 중위권 팀들도 강호들을 잡으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드러냈다.
남자부는 9일 대한항공-OK저축은행의 부산 경기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5경기만 치른 팀들도 있지만 국제배구연맹(FIVB)의 규정으로 남자부 일정이 연기되면서 1라운드가 다소 애매하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시즌 전체 판도를 가늠해보기에는 충분했다. 2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이 승점 12(4승 1패)로 1위를 달린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이 승점 11(4승 1패), 강력한 우승 후보 KB손해보험이 승점 10(3승 2패)으로 3강을 형성했다.
삼성화재, OK저축은행은 2승 4패, 승점 7로 4, 5위에 올라 있다. 한국전력이 2승 3패(승점 5)로 6위에, 우리카드가 2승 4패(승점 5)로 뒤를 잇는다.
중위권인 삼성화재, OK저축은행은 1라운드에서 우승 후보를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이다.
삼성화재는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1(25-16 27-25 20-25 25-20)로 눌렀다. 삼성화재는 아히가 22점, 김우진이 18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창단 30주년 기념 홈 경기에 삼성화재 임도헌 단장(오른쪽부터), 신치용 전 감독 등이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 KOVO 특히 이날 삼성화재는 블로킹에서 9-5로 상대를 압도했다. 미들 블로커 손현종과 아히, 김우진은 물론 세터 도산지까지 2개씩 상대 공격을 가로막았다.
도산지는 204cm의 장신으로 9개의 블로킹을 기록해 세터로는 유일하게 톱10에 올라 있다. 세트당 0.38블로킹으로 상대에 위협적이라는 분석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KB손해보험의 외국인 선수들, 특히 야쿱이 187cm로 크지 않아 삼성화재의 높이가 부담될 수 있다"고 전했다. KB손해보험은 범실 19개를 기록한 삼성화재보다 무려 20개나 많은 39개를 남발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팀 창단 30주년 기념 경기에서 승리해 의미를 더했다. 이날 삼성화재는 구단의 전성기를 이끈 신치용 전 감독과 김세진, 신진식 등 레전드들을 초청했다.
현대캐피탈과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OK저축은행 선수들. KOVO
OK저축은행은 비록 9일 홈 개막전에서 대한항공에 졌지만 1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을 잡았다. 지난 2일 충남 천안 원정에서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거뒀다.
디미트로프가 양 팀 최다 25점, 차지환이 21점, 전광인이 13점으로 승리를 합작했다. 현대캐피탈 주포 레오는 16점, 허수봉이 12점, 신호진은 11점에 머물렀다.
특히 레오의 공격 성공률이 40%를 밑돌았다. OK저축은행 신영철 감독은 "서브를 강하게 넣어 상대 리시브 라인을 공략했다"고 승인을 짚었다.
OK저축은행은 이후 연패를 당했지만 한국전력과 대결에서 디미트로프를 중간에 뺐음에도 풀 세트 접전을 펼쳤다. 대한항공에는 1-3로 졌지만 경기 후 대한항공 헤난 달 조토 감독은 "상대 서브가 강하고 수비가 좋아 너무 힘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3강의 우승 경쟁으로 예상되는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그러나 삼성화재, OK저축은행처럼 강호들의 덜미를 잡는 언더독의 반란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