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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도시의 조건…日 소도시 지역 정체성에 사활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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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인구 절벽이라는 피할 수 없는 흐름 속에 수도권 과밀화가 심화되고 있다. 수도권 밖 대부분의 지역이 지방균형발전을 외치지만 고령인구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남은 지역소멸 위기에 놓였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산업 중심지로 지역경제를 이끌던 전남 동부권도 청년층 유출과 경기 침체로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전남CBS는 지역소멸 위기 속에서도 역사와 문화, 산업의 특색을 살려 다시 살아나는 지역으로 거듭난 일본과 유럽의 사례를 통해 전남 동부권의 지속 가능한 해법과 전략을 모색한다.

[지역은 소멸하지 않는다⑦]
전남 등 비수도권 공동화 현상 심화…행정·복지서비스 비효율 초래
콤팩트시티·커뮤니티 특화 도서관 이뤄낸 행정, 지역소멸 대안 주목
섬의 정체성 확립부터 시작한 아와지시마, 워케이션 연계해 활력↑

이시카와현립도서관 내부 전경. 유대용 기자이시카와현립도서관 내부 전경. 유대용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 인구감소 벼랑 끝 '선택과 집중'이 불러온 日 도야마의 변화
② 철강에서 문화도시로…9월이면 '린츠'가 들썩인다
③ '창조적 과소' 가마야마의 역설이 말하는 소도시의 생존법
④ 청년이 돌아온다… 라이프치히 30년의 '반전'
⑤ 변방 산골서 스마트워크로 변모…핵심은 '숫자' 아닌 '순환'
⑥ 기업이 오고, 청년이 머문다…유럽의 '실리콘 작소니' 드레스덴
⑦ 살아남는 도시의 조건…日 소도시 지역 정체성에 사활 걸다
(계속)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구조적 위기다.
 
국내의 경우 비수도권 중소도시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는 추세로 청년층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 비수도권은 고령인구만 남아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전남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7.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으며 오는 2028년 30.6%에서 2038년 40.8%, 2052년에는 49.6%로 전망되는 등 고령인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이다.
 
고령인구 증가와 인구 유출로 인해 행정, 복지서비스의 효율성도 급격히 저하되면서 지역사회 자체가 소멸될 위험에 처했다.
 
특히 전남 시·군의 경우 마을 단위에 소규모로 분포한 가구에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비용이 커 비효율과 사각지대 발생이 잦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살아남는 도시의 조건에 있어 국내와 인구추이가 비슷한 일본의 앞선 사례는 선택과 집중, 지역 정체성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일본 도야마시는 이같은 문제를 도시 기능의 집약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도야마 시내를 달리는 트램. 유대용 기자도야마 시내를 달리는 트램. 유대용 기자
도야마시는 철저한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지역 교통의 핵심인 철도와 트램을 이용해 도시 재구조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도시 기능을 거점에 집중해 생활 편의성을 향상시켰고 도시 구조도 압축하면서 유지비를 절감,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랜드마크로서 문화시설이 갖는 파급효과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일본에서는 가나자와시에 있는 이시카와현립도서관이 대표적인 사례로 2022년 7월 이전 신설된 이곳에는 평일 3천 명, 주말 6천 명 가량이 방문하며 하루 최대 방문객은 8800명에 달한다.
 
도서관의 본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자는 방향성은 독특한 건물 디자인에서부터 자유롭게 대화하거나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의 확대와 같이 참신한 아이디어로 이어졌고 당초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지방소멸의 대안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이시카와현립도서관 타무라 슌사쿠 관장. 유대용 기자이시카와현립도서관 타무라 슌사쿠 관장. 유대용 기자
이시카와현립도서관 타무라 슌사쿠 관장은 "종이책의 매력을 전달하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데 도서관 신설의 취지가 있다. 처음부터 지방소멸 등의 대안으로 시작하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일 뿐"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행정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도서관을 예로 들면 공무원과 사서들이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현재 도서관의 디자인도 공무원과 사서 간 격한 논쟁이 만들어낸 결과물로, 재미난 아이디어와 참신한 결과를 내기 위해선 역시 사람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관광과 랜드마크를 넘어 워케이션과 같이 생활인구를 늘리는 전략과 관련에서는 일본 효고현의 섬, 아와지시마의 사례를 조명할 수 있다.
 
아와지시마는 인구 13만여 명의 섬으로 전남과 같이 65세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데다 청년층 유출이 큰 지역이었다.
 
하지만 섬의 가치와 매력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워케이션 네트워크를 조성, 지역의 경쟁력을 확장하고 있다.
 
농업, 수산업 등 1차 산업이 발전한 아와지시마의 워케이션 네트워크는 기존 1차 산업 생산물을 가공하거나 새로운 관광서비스를 찾아보는 연구에서부터 시작됐다.
 
섬에 대한 연구 워케이션 사업에 있어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위치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제로이치 컨소시엄과 같이 외부 지역에 워케이션을 유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프로젝트를 통해 고속버스 노선과 상점가, 숙소, 바다와 같은 자연경관이 어우러지는 최적의 장소를 발굴, 대도시 기업을 상대로 워케이션을 유치했다.
 
현재 아와지시마에는 7개 가량의 회사가 각각 5~30명 규모로 워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시마토웍스에서 운영하는 'S BRICK'. 과거 방적공장이었지만 지난 2021년 도시재생공간으로 탈바꿈해 현재 지역 커뮤니티와 외부 방문객들의 교류 장소로 쓰이고 있다. 유대용 기자시마토웍스에서 운영하는 'S BRICK'. 과거 방적공장이었지만 지난 2021년 도시재생공간으로 탈바꿈해 현재 지역 커뮤니티와 외부 방문객들의 교류 장소로 쓰이고 있다. 유대용 기자
워케이션 유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을 구상할 수 있도록 기획을 돕는 조직도 눈에 띈다.
 
대도시 기업들이 워케이션으로만 단순히 일정기간 머무는 것을 넘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체류기간을 늘리고 나아가 로컬 브랜드 창출을 유인하는 셈이다.
 
시마토웍스(섬과 일) 도미타 유스케 대표는 "제로이치 컨소시엄은 외부 지역에서 아와지섬으로 워케이션을 와달라고 하는 프로젝트다"며 "이로 인해 오사카나 도쿄의 큰 회사들이 워케이션 지역으로 아와지시마를 선택할 수 있지만 여기에 더 해 새로운 사업, 도전할 것은 없는지 찾을 수 있게끔 코디, 기획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성공적인 워케이션 조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의 정체성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시마토웍스 도미타 유스케 대표. 유대용 기자시마토웍스 도미타 유스케 대표. 유대용 기자
도미타 유스케 대표는 "지역마다 문화도 다르고 예산 구조도 다르기 때문에 해외에서 잘 되는 지역을 탐방하며 무작정 자신의 지역 적용하면 실패하기 쉽다. 결과적으로 스스로 지역의 정체성을 찾아내 잘 가꿔야한다"며 "현재 아와지시마의 정체성은 다양한 자영업자들이 모인 섬이라는 부분이다. 외부인이 지역에 들어와서 섞이며 새로운 일을 벌이자는 뜻인데 워케이션도 결국 이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축의 하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지역의 매력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남연구원 김대성 사회정책연구실장은 "전남은 음식을 포함해서 농촌, 어촌, 바다, 섬, 산, 사찰 등의 유형·무형의 문화재가 타 지역보다 많다"며 "이같은 요소를 콘텐츠로 연결하고 인프라가 갖춰지면 전남쪽으로 몰려올 만한 여지는 있다. 지역의 매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남에서는 순천시가 생태도시라는 키워드를 잘 잡았다. 여러 콘텐츠를 다 잡기보다 생태도시 순천과 같이 한눈에 들어오는 특색을 내세우고 가꿔나는 것이 정체성 확립에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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