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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관객도 기립시킨 '명불허전' 오아시스 공연, 군더더기 없었다[노컷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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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노엘-리암 갤러거 불화로 2009년 해체 후 16년 만에 내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5만 5천 관객과 만나
'헬로'로 시작해 앙코르 마지막 곡 '샴페인 슈퍼노바'로 마무리
대표곡 '돈트 룩 백 인 앵거' 파트에선 관객 떼창만 열두 번
멘트 거의 하지 않고 가창과 연주에만 집중한 깔끔한 공연

'브릿팝의 황제'로 불리는 밴드 오아시스가 21일 저녁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을 열었다.  HARRIET T K BOLS 제공 '브릿팝의 황제'로 불리는 밴드 오아시스가 21일 저녁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을 열었다. HARRIET T K BOLS 제공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2시간가량 진행된 오아시스(Oasis)의 내한 공연을 보면서 가장 자주 한 생각이다. 2009년 해체 후 16년 만에 한국을 찾은 이들은 23곡을 무대에 올렸다. 팀을 대표할 만한 명곡으로 채운 세트 리스트, 멘트를 거의 하지 않고 공연에만 집중하는 구성, 녹슬지 않은 오히려 안정감마저 느껴지는 단단한 연주와 가창이 어우러진 공연이었다.

21일 저녁,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영국 출신 밴드 오아시스가 2025년 라이브 콘서트 투어 일환으로 내한공연을 열었다. 예정된 시각 저녁 8시에서 딱 1분이 지났을 때, 어두워지며 공연이 시작됐다.

올해 8월 소셜미디어 글로 재결합을 암시한 오아시스는 금세 2025년 투어 일정을 가지고 나타났다. 팀의 중심인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 형제의 불화로 오랫동안 활동을 중단했던 오아시스가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은 수많은 팬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왼쪽부터 노엘 갤러거, 리암 갤러거. Joshua Halling 제공왼쪽부터 노엘 갤러거, 리암 갤러거. Joshua Halling 제공
16년이니 긴 기다림이었다. 팀의 향방이 형제인 두 사람에게 달린 만큼 한편으론 '기약 없는' 기다림이기도 했다. 내한 공연 표는 빠르게 매진됐다. 드넓은 고양종합운동장은 5만 5천 관객으로 붐볐다. 스탠딩 구역은 물론 지정석 3층 꼭대기까지도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연 첫 곡은 '헬로'였다. 리암은 뒷짐 진 특유의 자세로 무심하게 노래했고, 노엘은 기타를 치며 이따금 가창에 참여했다. 수만 명이 동시에 점프를 하는 모습은 눈 뗄 수 없는 장관이었다. '애퀴에스'(Acquiesce)에서는 탬버린을 들고 나타났다. 고작 두 번째 곡이었지만 스탠딩이 아닌 좌석에서 일어나는 관객이 여럿이었다.

대표곡 중 하나인 '모닝 글로리'(Morning Glory) 때도 관객들은 마치 한 몸처럼 점프하며 무대를 즐겼다. "웨이크 업"(wake up)이라는 구절은 목소리를 드높여 떼창했다. 고조되는 열기 탓이었을까. 노엘과 리암의 화음이 특히 인상적이던 다음 곡 '썸 마이트 세이'(Some Might Say) 땐 3층 관객들까지 기립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공연을 즐겼다. 강강술래를 하는 관객도 있었다.

오아시스는 올해 7월부터 '오아시스 라이브 25'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Simon Emmett 제공오아시스는 올해 7월부터 '오아시스 라이브 25'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Simon Emmett 제공
관객들은 '브링 잇 온'(Bring It On Down) 무대에선 박수를 쳤고, '시가렛츠 & 알코올'(Cigarettes & Alcohol)에선 무대를 등지고 어깨에 손을 올려 끌어안는 모습으로 화답했다. 일어난 것에 그치지 않고 두려움 없이 연신 점프하는 관객도 있었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후렴구만으로 알 수 있듯 한결 편안한 분위기의 '페이드 어웨이'(Fade Away)에서 잠시 숨을 고른 오아시스는 흥겨운 연주로 '슈퍼소닉'(Supersonic)을 시작했다. 객석에서는 '와아아악!' 하는 비명이 터져 나왔고, 열기 가득한 떼창이 공연장을 메웠다.

'롤 위드 잇'(Roll With It) 이후부터는 노엘의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 드럼과 기타 연주가 두드러진 가운데 마지막을 장식하는 청량한 피아노 소리가 어우러진 '토크 투나이트'(Talk Tonight) 무대 때, 관객들은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는 이벤트를 준비했다. 어쿠스틱한 기타 소리가 돋보였던 '하프 더 월드 어웨이'(Half the World Away)에선 흔들림 없이 쭉 뻗는 노엘의 가창이 매력적이었다.

리암 갤러거. Joshua Halling 제공리암 갤러거. Joshua Halling 제공
관객들이 손을 높이 들어 호응을 보낸 '리틀 바이 리틀'(Little by Little) 무대가 끝나고 '두 유 노우 왓 아이 민?'(D'You Know What I Mean?)에서 리암은 다시 무대 위로 등장했다. 후반부에 놓치기 아까운 '회심의 기타 연주'가 있어 즐겁게 감상했다.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떼창으로 금세 공연장을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캐스트 노 섀도우'(Cast No Shadow) '슬라이드 어웨이'(Slide Away) '왓에버'(Whatever) '리브 포에버'(Live Forever) '락 앤 롤 스타'(Rock 'n' Roll Star)까지 총 19곡을 선보인 오아시스. 본 공연은 9시 35분쯤 끝났고, 관객들은 '앙코르'와 '오아시스'를 연호하며 기다렸다.

4분가량의 공백을 깨고 재등장한 오아시스. 노엘은 직접 밴드 멤버 한 명 한 명을 소개해 호응을 유도했다. 모두가 출중한 기량을 노련하게 뽐내 공연을 멋지게 완성하는 데 기여했다. 앙코르 첫 곡은 '더 마스터플랜'(The Masterplan)으로, 역시나 관객석 떼창이 대단했고 휴대전화 플래시 이벤트로 눈까지 부셨다.

노엘 갤러거. Joshua Halling 제공노엘 갤러거. Joshua Halling 제공
특히 한국 팬들이 사랑하는 곡인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무대에선 특별한 순간이 펼쳐지기도 했다. 곡이 끝을 향해갈 때 후렴 구간에서 노엘이 '돈트 룩 백 인 앵거' 파트를 부르지 않고 기다리자, 관객들이 해당 파트를 열두 번이나 떼창했다.

또 하나의 인기곡이자 대표곡인 '원더월' 전주가 흐르자 관객들은 열광했고 목청껏 떼창했다. 앙코르 마지막 곡은 '샴페인 슈퍼노바'(Champagne Supernova)였다. 피날레를 알리듯 각양각색의 폭죽이 만들어낸 불꽃놀이로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1991년에 결성된 오아시스는 1994년 데뷔한 이래, 정규앨범 7장을 발매와 동시에 모두 UK 앨범 차트 정상에 올릴 만큼 큰 사랑을 받은 밴드다. 특히 2집 '왓츠 더 스토리 모닝 글로리?'((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로는 이 차트에서 10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음반 판매량은 9천만 장 이상을 기록했다.

오아시스가 내한 공연을 연 건 2009년 이후 16년 만이다. Joshua Halling 제공오아시스가 내한 공연을 연 건 2009년 이후 16년 만이다. Joshua Halling 제공
로큰롤의 역동적인 리듬에 팝의 감성과 멜로디를 조화롭게 얹은 오아시스의 음악은 동시대는 물론 이후 밴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을 듣는다. '돈트 룩 백 인 앵거' '샴페인 슈퍼노바' '원더월' '스탠드 바이 미' '왓에버' '렛 데어 비 러브'(Let There Be Love) '리브 포에버' '스톱 크라잉 유어 하트 아웃'(Stop Crying Your Heart Out) 등 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

투어 첫 일정인 영국과 아일랜드 공연 예매에 158개국 천만 명이 넘는 인원이 몰릴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진 오아시스는 북미와 남미를 비롯해 예정 공연 및 추가 공연까지 매진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올해 7월부터 월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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