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기고]'실각설' 시진핑, 20년 집권도 가능…왜?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강성웅의 글로벌 포커스]
다음주 '4중전회', 習 건재 확실
중앙위원 9명 교체, 장악력 강화
"20년 집권 가능, 후계 리스크 ↑"
'시민' 없는 중국…장막 뒤 암투뿐

지난 2012년 10월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된 이래 13년째 집권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실각설 소문과 달리 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권력을 더 강화하고 있다. 중국공산당뉴스(中国共产党新闻网) 홈페이지 캡처지난 2012년 10월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된 이래 13년째 집권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실각설 소문과 달리 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권력을 더 강화하고 있다. 중국공산당뉴스(中国共产党新闻网) 홈페이지 캡처
이달 말 한국을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다음주에 중요한 국내 행사를 앞두고 있다. 오는 20일~2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공산당 20기 '4중 전회'다.
 
'4중 전회'는 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의 약자다. 중전회(中全會)는 매년 한번 정도 열리는데, 공산당의 중요 방침과 전략을 결정하는 회의다.
 
중앙위원회는 소위 '당중앙'으로 불리는 핵심 권력기구다. 현재 정위원 수는 205명이다. (후보위원 171명 별도)
 
중국의 장관, 성 서기, 성장급 이상 고위 관리 대부분이 중앙위원들이다. 이밖에 사령관급 군 수뇌와 주요 기관장, 학자들도 포함돼 있다.
 
중앙위원들은 5년마다 총서기와 상무위원 7명 그리고 정치국원을 선출한다. 명목 상의 권한이지만 '중앙위원'은 그 자체가 권력의 상징이다.
 
올해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주목할 부분은 2가지다. 첫째는 국민경제사회발전 15차 5개년 계획 초안에 대한 심의이고, 둘째는 당의 방향 전환이나 인사 교체 등 정치적 변화다.
 
중국식 경제발전의 새 청사진을 제시할 15차 5개년 계획의 내용도 관심이지만, 유력 인사들의 부침으로 드러나는 베이징의 권력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 여름까지 시진핑 실각설까지 나돌았던 만큼 그 진위를 한번 더 확인할 기회가 된다. 심지어 이번 4중 전회에서 시 주석이 '2선 후퇴'한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2024년 7월 15일 열린 중국 공산당 20기 3중 전회 모습. 연단에 24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이 앉아있다. 맨 가운데가 시진핑 총서기. 시진핑 총서기 좌우로 각각 3명씩이 정치국 상무위원들. 중국공산당뉴스(中国共产党新闻网) 홈페이지 캡처2024년 7월 15일 열린 중국 공산당 20기 3중 전회 모습. 연단에 24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이 앉아있다. 맨 가운데가 시진핑 총서기. 시진핑 총서기 좌우로 각각 3명씩이 정치국 상무위원들. 중국공산당뉴스(中国共产党新闻网)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시 주석이 권좌에서 물러날 징후는 없다. 오히려 거꾸로다. 시진핑은 부패척결을 내세워 고위직을 처벌하면서 권력을 더 강화하고 있다.
 
실각설의 진앙지였던 군 최고위 인사의 교체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4중전회에서 최소 3명의 군 출신 중앙위원이 낙마할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회의에서 최소 9명의 중앙위원이 교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3배 늘었다.
 
이번 4중전회에서 중앙위원 직이 박탈될 인민해방군 고위직은 먀오화(苗华) 대장, 왕춘닝(王春宁) 대장, 장린(张林) 중장이다.
 
먀오화는 지난해 11월 기율위반 혐의로 정직된 뒤 지난 6월 중앙 군사위원회에서 해임됐다. 이번에 중앙위원회에서 쫓겨날 것이 확실시된다.
 
아울러 전 무장경찰사령관 왕춘닝과 전 중앙군사위 후근보장부(군수지원) 주임 장린도 현직 중앙위원 자리에서 방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왕춘닝은 지난 2016년 베이징위수구 사령관을 맡았고, 2020년 상장(대장)으로 진급한 군 최고위직이다.
 
먀오화와 마찬가지로 시진핑 집권 시기 승승장구하며 요직을 맡아왔지만 부패 혐의로 낙마한 사례가 된다.
 
군수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장린도 부패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12월 13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대장(중국 계급으로는 上将) 진급식. 이날 천후이(陈辉, 사진 가운데)가 대장으로 승진돼 육군 정치위원에 임명됐다. 뒷줄에는 왼쪽부터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인 대장 장성민(张升民), 허웨이둥(何卫东), 장여우샤(张又侠), 류전리(刘振立)가 앉아 있다. 이 가운데 허웨이둥은 지난 3월 중순부터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낙마설이 돌고 있다. 2022년 10월 20차 당대회 이후 구성된 중앙군사위원회는 시진핑을 포함해 7명으로 출범했지만, 리상푸(李尚福)와 먀오화(苗华)는 이미 해임됐다.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2024년 12월 13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대장(중국 계급으로는 上将) 진급식. 이날 천후이(陈辉, 사진 가운데)가 대장으로 승진돼 육군 정치위원에 임명됐다. 뒷줄에는 왼쪽부터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인 대장 장성민(张升民), 허웨이둥(何卫东), 장여우샤(张又侠), 류전리(刘振立)가 앉아 있다. 이 가운데 허웨이둥은 지난 3월 중순부터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낙마설이 돌고 있다. 2022년 10월 20차 당대회 이후 구성된 중앙군사위원회는 시진핑을 포함해 7명으로 출범했지만, 리상푸(李尚福)와 먀오화(苗华)는 이미 해임됐다.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이밖에 장관급 고위직 중 지난해 기율위반 혐의로 구금된 이휘만(易会满) 전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위원장이 중앙위원에서 해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몽골 자치구 전 주석 왕리샤(王莉霞), 광시좡족 자치구 전 주석 란톈리(蓝天立), 산시성 전 성장 진샹쥔(金湘军)도 중앙위원직을 박탈당할 전망이다.
 
이들 3명은 올해 당 기율검사위에서 조사를 받았다. 엄중한 기율 위반과 위법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진샹쥔은 뇌물 수수 혐의가 적시됐다.
 
앞서 지난해 9월 뇌물과 부정축재 혐의로 농업농촌부 장관에서 해임된 탕런젠(唐仁健) 중앙위원도 최근 실형을 선고받아 이번에 퇴출이 확정된다.
 
지난해 12월 병으로 사망한 전 세관총서 서기 위젠화(俞建华)의 중앙위원 자리도 채워야 한다.
 
이 9명이 전부가 아니다. 최근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중앙위원 3명도 이번에 해임될 가능성이 있다.
 
공산당 중앙군사위 허웨이둥(何卫东) 부주석, 공산당 대외연락부 류젠차오(刘建超) 전 부장, 국무원 공업정보화부 진좡룽(金壮龙) 전 서기가 그들이다.
 
류젠차오는 왕이(王毅)에 이어 차기 외교부장으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하지만 공식 이유도 발표되지 않은 채 대외연락부장 자리에서 갑자기 축출됐다.
 
먀오화와 허웨이둥처럼 시진핑의 신임을 받던 최고위직까지 숙청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시진핑 권력에 레임덕이 왔다는 설도 있다.
 
중국 권력 수뇌부에서 벌어지는 암투의 전모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시 주석의 권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조짐은 발견하기 어렵다.
 
오히려 2년 뒤인 오는 2027년 21차 공산당대회에서 임기가 5년 더 연장될 가능성이 현실성 있게 들린다.

지난 해 7월에 열린 중국 공산당 3중 전회 때 시진핑 총서기를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입장하고 있다.  중국공산당뉴스(中国共产党新闻网) 홈페이지 캡처지난 해 7월에 열린 중국 공산당 3중 전회 때 시진핑 총서기를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입장하고 있다. 중국공산당뉴스(中国共产党新闻网) 홈페이지 캡처
지난 8월 발행된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즈'(Foreign Affairs)에 실린 '시진핑 이후' (After Xi)라는 글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경우 시진핑은 오는 2032년까지 총20년간 집권하게 된다. 덩샤오핑(邓小平)이 권력을 잡은 1978년부터 1997년 사망 때까지의 기간인 19년보다 길다.  
 
타일러 조스트(Tyler Jost) 브라운대 교수와 대니얼 매팅리(Daniel C. Mattingly) 예일대 교수가 쓴 위 글은 권력 승계 리스크도 지적하고 있다.
 
부패 척결과 군 현대화, 경제 부흥 등 시진핑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후계 문제 때문에 향후 중국의 국내 정치가 더 긴장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올해 나온 시진핑 실권설도 그런 신호이며,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앞으로 이런 소문이 주기적으로 나돌 것이라는 의미다.
 
두 전문가는 현재로서는 2년 뒤 2027년에 열릴 차기 당대회에서 시진핑의 '잠재적 후계자'를 알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선택이 늦어질수록 안정적 권력 이양의 길은 좁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덧붙여져 있다.
 
그런데 중국의 권력 승계 문제에 대한 이런 분석에는 어찌됐건 시진핑의 권력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사실 자율적 시민사회, 민주적 선거 그리고 대안적 정치세력이 없는 국가에서는 의미있는 권력 변동을 기대하기가 애초부터 어렵다.  
 
설령 중국의 권력 내부에 변화가 발생한다고 해도, 그것은 단지 장막 뒤에서 벌어진 공산당 엘리트들 사이의 처절한 암투의 결과일 뿐이다.
 
강성웅 국제정치 칼럼니스트
- 전 YTN베이징 특파원, 해설위원실장

※ 외부 필진 기고는 CBS노컷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