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클하는 김민재. 박종민 기자홍명보호의 스리백이 '삼바 축구' 브라질을 상대로 뼈아픈 한계를 드러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0-5로 완패했다.
이날 홍 감독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 조유민(샤르자)으로 이어지는 스리백 수비를 가동했다. 양쪽 풀백은 이태석(오스트리아 빈)과 설영우(즈베즈다)가 맡았다.
스리백 수비는 홍 감독이 지난 7월 K리거 위주로 치른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플랜 B'로 실험한 전술이다.
홍명보호의 스리백은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단 1골만 내줬다. 동아시아팀들의 전력이 비교적 약하지만, 홍명보호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드러낸 수비 불안의 해답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후 홍 감독은 꾸준히 스리백 전술을 꺼내들고 있다. 지난 9월 A매치 2연전에서는 미국을 상대로 무실점(2-0 승)을 기록했고, 멕시코에 2골(2-2 무)을 허용했다.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스리백 전술이 사실상 '플랜 A'가 된 모양새다. 동아시안컵(3경기)을 포함해 이날까지 6경기 연속으로 스리백 전술을 가동했다.
'삼바 축구' 브라질에 완패한 한국 축구대표팀. 박종민 기자세계적인 강팀과 맞붙는 월드컵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스리백 전술을 꺼내든 가운데, 브라질은 전술 실험에 제격인 상대였다.
월드컵 최다 우승(5회)에 빛나는 '남미의 강호' 브라질은 한국을 상대로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했다. 경기 초반부터 간결한 패스 플레이와 강한 전방 압박을 뽐내자 한국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브라질은 전반 12분 이스테방(첼시)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브루누 기마랑이스(뉴캐슬)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스테방은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0분에는 비니시우스의 패스를 받고 문전으로 쇄도한 호드리구(이상 레알 마드리드)가 왼발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조현우(울산 HD)의 선방이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때까지 한국은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브라질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철기둥' 김민재마저 흔들렸다. 전반 23분 중앙선 부근부터 역습에 나선 마테우스 쿠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넘어뜨려 경고를 받았다.
한국은 전반 40분 한 골을 더 내줬다. 페널티 아크 안에서 카제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패스를 받은 호드리구가 현란한 드리블로 한국의 수비를 흔든 뒤 오른발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홍명보호, 0-5 완패. 박종민 기자2골 차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황당한 실수로 순식간에 2골을 내리 허용했다.
후반 1분에는 김민재의 볼 터치 미스를 가로챈 이스테방이 멀티골을 작렬했고, 후반 3분 백승호(버밍엄시티)의 실수에서 이어진 역습 상황에서 호드리구 역시 멀티골을 완성했다.
0-4로 끌려가던 후반 17분 한국은 김민재와 손흥민(LAFC), 이재성(마인츠)을 동시에 빼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교체 투입된 선수는 박진섭과 김진규(이상 전북현대), 오현규(헹크)였다.
박진섭이 김민재 대신 스리백의 중심에 섰지만, 수비는 여전히 불안했다. 한국은 후반 31분 역습 상황에서 비니시우스에게 한 골을 더 내줘 0-5로 완패했다.
홍명보호의 스리백은 브라질의 빠른 템포와 강한 압박 앞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도전적인 전술 실험이었지만,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무너진 수비 조직은 다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