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의 하마스 조직원들. 연합뉴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종전 구상 가운데 일부 조항의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 측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안 중 무장 해제와 조직·간부 추방과 관련된 조항의 변경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의 가자 완전 철군에 대한 국제적 보증, 그리고 가자지구 안팎에서 암살 시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하마스 협상단은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튀르키예, 이집트, 카타르 관계자들과 만나 이러한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트럼프 구상에 대한 최종 답변을 내놓기까지 2~3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워싱턴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가자지구 종전 및 전후 관리 계획을 발표했다.
총 20개 항으로 구성된 해당 계획에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동시에 동의할 경우 전쟁을 즉시 종료하고, 인질 및 수감자를 교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군은 단계적으로 철수하며, 과도기에는 팔레스타인 위원회가 가자를 관리하고 이를 감독할 평화위원회가 설치되는데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맡도록 했다.
또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개혁을 완료할 경우 가자 통제권을 안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다만 하마스는 이 과정에서 배제되며, 치안은 임시국제안정화군(ISF)이 담당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3~4일의 시간을 주겠다고 밝혔으나, 동의하지 않을 경우 "매우 슬픈 결말(sad end)"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는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는 조건부 수용을 주장하는 반면, 무조건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하마스의 한 고위 관계자는 BBC에 "트럼프의 계획은 이스라엘의 이익만 반영했을 뿐 팔레스타인 국민의 권익은 배제됐다"며 수용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한편,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군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포위망을 강화할 것이라며 현지 주민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는 마지막 경고를 발령했다.
카츠 장관은 성명을 통해 "가자 주민들이 남쪽으로 이동하면 하마스 요원들을 가자시티에 고립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남은 자들은 테러리스트나 테러리스트 지지자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