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류영주 기자국내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9만원을 돌파하며 금 한 돈(3.75g) 가격이 70만원을 뚫었다. 국내 금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크게 웃도는 이른바 '김치프리미엄' 현상이 다시 나타날 조짐을 보인다.
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전날 KRX금 1kg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5.1% 오른 g당 19만 4850원에 거래를 마쳐 사상 처음으로 19만원 고지에 올랐다. 이에 따른 금 한 돈 가격은 73만 688원이다.
국내 금 가격은 22일부터 최근 7거래일 만에 15% 급등했다. 같은 기간 5.8% 오른 국제 금 현물 가격(LBMA)과 2.6배 차이다.
국제 금 가격과 차이는 더 크다. 국제 금 가격 온스 당 3866.57달러를 환산한 g당 가격은 17만 4400원으로 국내 금값이 11.7% 더 비싸다.
이는 지난 2월 국내 금 가격이 국제 가격보다 최대 20% 비쌌던 '김치프리미엄' 현상과 비슷한 양상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금 수요로 쏠렸고, 미국의 금 매입 증가로 글로벌 금 거래의 중심인 런던의 금 재고가 바닥난 것이 국제 금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
여기에 당시 국내 시중은행 일부에선 골드바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며 김치프리미엄으로 이어졌다.
최근 금 가격이 다시 국제 시세를 크게 웃돌자 거래소는 지난 26일 '투자유의'를 당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KRX금시장 특성상 투자 수요가 일시적으로 실물 금 공급량보다 높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평균적으로 국제 금 시세로 수렴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거래소 금 가격은 김치프리미엄이 절정이던 2월 14일 g당 16만 3530원에서 같은달 28일 13만 9030원으로 15% 하락했다. 20%였던 국제 시세와 가격 차이도 2%로 줄어들며 김치프리미엄이 대부분 빠졌다.
다만 이번 금 가격의 김치프리미엄 현상은 대미투자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환율이 오를수록 국제 시세 대비 국내 금 가격이 더 비싼 현상이 벌어지는 탓이다.
NH투자증권 황병진 연구원은 "통상 미국 달러화 표시 '국제 시세를 원화 가치로 환산'하는 국내 금 현물 가격은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약세 국면에서 국제 시세를 아웃퍼폼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환율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따른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강한 약세를 보이며 14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미국이 한미 관세 협상 후속으로 진행 중인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현금으로 즉시 투자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다. (
참고기사 : 환율 1400원 뚫었다…美 '현금투자' 받으면 1600원 될수도)
한국투자증권 문다운 연구원은 "대미투자가 단기간에 집행될 경우 외화 유출이 급격하게 확대되며 적정환율 수준을 100원 이상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