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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남문터광장 4년만에 철거 후 애니센터 '예산 낭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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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시민모임 '까칠하당' 남궁정 회원 "10년, 20년 후에도 지속 가능할 것인지 의문"
순천시의원 "순천시의 굵직한 사업들 특정인 몇몇 주도 진행 의심"
순천시 "남문터광장에 콘텐츠 입혀 기능 강화"

순천부 읍성 남문터광장 철거 현장. 고영호 기자 순천부 읍성 남문터광장 철거 현장. 고영호 기자 
순천시가 원도심 중앙로 순천부 읍성 남문터광장을 조성 4년만에 철거하고 '애니·웹툰 클러스터'를 조성하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순천부 읍성은 고려후기부터 왜구침입에 대비해 토성으로 쌓은 군사·행정의 중심지로 1430년에 둘레 1,580m·높이 7m의 석성으로 개축했다. 남문은 순천부 읍성의 제1문으로 임진왜란때는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했으며 3·1만세때는 독립운동의 중심지로서 역할했다.

남문터광장은 국제건축가협회 설계공모를 통해 역사와 생태·도시재생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면서 광장이 소통과 민주주의의 상징이 되고 지역공동체가 확장되도록 했다.

순천시는 이같은 목적으로 허석 전 시장 당시인 2021년 2월 순천부 읍성터에 남문터광장을 개장했다.

남문터광장 내부 철거 공사가 한창이다. 고영호 기자남문터광장 내부 철거 공사가 한창이다. 고영호 기자
남문터광장을 만들기 위해 공사비 191억원·토지보상비 124억원·용역비 34억원을 포함한 349억원이 투입됐다.

순천부 읍성 남문터 광장에서는 2021년 11월 '동아시아문화도시' 폐막식이 열리는 등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활용됐다.

그런데 순천시는 노관규 시장 재임 현재 남문터광장을 철거하고 지하 3층·지상 2층의 '애니·웹툰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공사를 11월까지 진행 중이다.

공사에 따라 순천문화재단의 수탁 운영도 중단됐다.

남문터광장을 '애니·웹툰 클러스터'로 조성한다는 홍보. 고영호 기자남문터광장을 '애니·웹툰 클러스터'로 조성한다는 홍보. 고영호 기자
'애니·웹툰 클러스터' 조성 예산은 철거비·건축공사비·소방·전기 등을 합해 85억원이다.

순천시는 "남문터광장의 역사성이 훼손된다는 민원이 있지만, 남문터광장에 콘텐츠를 입혀 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기존 남문터광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건축적·공간적 가치는 유지하면서 준공 이후 꾸준히 제기됐던 개선사항들을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문터광장과 옥천을 단절시켰던 신연자루를 철거하고 바람길을 조성해 수변공간과의 연결성을 회복하고, 중앙로와 맞닿은 입구를 대폭 개선해 중정까지 개방감 확보와 함께 시민들의 접근성을 크게 개선하고자 한다. 전면에는 LED 전광판을 설치해 애니메이션·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송출하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시민들을 원도심으로 끌어들이고, 콘텐츠 기업들이 서로 소통하는 문화콘텐츠 광장으로 조성한다"고 설명했다.

남문터광장 철거와 '애니·웹툰 클러스터' 조성 현장. 고영호 기자남문터광장 철거와 '애니·웹툰 클러스터' 조성 현장. 고영호 기자
그러나 순천 시민모임 '까칠하당' 남궁정 회원은 순천시의 남문터광장 '애니·웹툰 클러스터' 조성에 반발했다.

남궁정 회원은 "새로 단장할 남문터광장에 애니·웹툰 관련 업무 공간이 입주하는 것은 원도심에 긍정적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지만 그것이 과연 10년, 20년 후에도 지속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세월이 흘러 광장의 장소성이 변하고 시설이 노후화되면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험성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문턱광장을 포함한 지역 내 상징물로서의 장소는 오랜 시간 쌓이는 역사·문화적 배경과 공간을 이루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 상호작용을 통해 특성을 형성하기에 단순한 유행이나 일시적인 수요에 부응하는 장치만으로 좋은 공간을 만들 수는 없다"며 "앞으로 순천시가 남문터광장에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원도심 재생에 대해 훨씬 중·장기적인 안목과 철학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도시계획의 관점에서 이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순천시의원도 "지역의 역사성이 큰 남문터광장을 헐고 역사성과 무관한 '애니·웹툰 클러스터'를 예산 낭비성으로 만드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순천시의 굵직한 사업들이 특정인 몇몇 주도로 진행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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