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류영주 기자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추진과 관련해 "미국은 동맹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를 통해 자국 우선주의를 실천하고 있고,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규제를 주도했던 유럽도 관련 규제 시행 시기를 늦추거나 적용대상을 간소화하고 있다"며 "기업 경영의 자율성과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신중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기 ESG 경영위원회' 출범을 겸한 2025년 제1차 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가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따라야 하는 행동 원칙으로, 당정은 그 적용 범위를 넓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 회장은 "올해 6월 말 1269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민연금도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반한 책임투자의 기본 취지는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자발적 혁신을 유인하는 데에 있다"면서 "그 출발은 당연히도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유지하는 데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10대 그룹을 포함한 국내 그룹 사장단급 대표 19명이 제3기 ESG 경영위원으로 위촉됐다. 임기는 2년으로 각 기업 ESG 전담부서장이 참여하는 'ESG 실무위원회'도 상시 운영된다. 3기 위원회는 2기에서 채택한 공동선언과 활동 목표를 바탕으로 현장 점검, 이행력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의 ESG 경영 환경은 대내외를 막론하고 격변기 그 자체"라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민관 협력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유럽의 ESG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리로서는 글로벌 규제로 보편화될 가능성이 보일 때까지는 긴 호흡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제3기 ESG 경영위원회에 참여하는 19개 그룹은 국내 계열사만 1251개 사에 이른다"며 "경영위원회와 산하 실무위원회를 원활하고 능동적으로 운영해 산업 현장 곳곳에 기업주도 ESG 자율경영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