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주완 CEO가 5일(현지시간) IFA 2025 LG전자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관세, 중국 업체들의 추격 등 녹록치 않은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과 부품·장비, 전장 사업 등 B2B(기업 간 거래)를 중심 삼은 질적 성장을 내세웠다.
조 CEO는 특히 "인도네시아, 미국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에도 최근 AI 데이터센터 관련 냉각솔루션 공급 업무협약(MOU)을 맺었다"며 매출·이익이 함께 성장하는 사업구조로 순조롭게 전환 중임을 강조했다.
조 CEO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 개막일인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LG전자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LG전자는 AI 가전제품들이 사용자의 필요와 취향에 맞춰 유기적으로 기능하는 'AI 홈'을 주제로 IFA 전시장을 꾸렸는데, 다수의 중국 가전 기업들도 현장에서 AI 제품을 앞세우며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조 CEO는 "비교적 중국으로부터도 안전한 질적 성장 영역에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며 네옴시티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공급을 B2B 사업 성과로 우선 꼽았다. 그는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데이터 인프라기업 '데이터볼트' 등과 만나 차세대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공급 등에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데이터볼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주도의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 네옴시티의 해상 산업단지 옥사곤에 중동 최대 규모 넷제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며, 아시아 지역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조 CEO는 "사우디 등 글로벌사우스 지역에서의 투자 확대는 중요 성장 동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B2B 유망 분야로 전장 사업도 꼽으며 "LG전자 전장 사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7~8%의 높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품 외판 매출이 연간 조 단위를 넘었으며,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은 개시 2년 만에 외판 수주 금액이 1조 원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조 CEO는 특히 글로벌 1위 점유율의 텔레메틱스(통신부품) 분야를 고리 삼아 우주 항공 사업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노텍 등 그룹사와 협력해 사업화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초반 검토 중인 영역은) 저궤도 위성 등"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유럽형 가전 신제품들로 꾸려진 AI 홈을 IFA에 내세운 의미에 대해서는 "유럽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며 "고효율, 가구와 조화되며 공간 활용성을 높인 핏 앤 맥스, AI가 세 가지 마케팅 포인트"라고 조 CEO는 밝혔다.
중국 TV의 거센 공세를 놓고는 "디바이스 분야보다는 웹OS 플랫폼 쪽으로 드라이브를 걸어 보완을 할 것"이라며 "RGB TV는 LG전자도 출시할 것이다. 내년 초쯤 나올 것"이라고 했다. 조 CEO는 "중국의 위협이 있더라도 질적 성장 영역을 강화하면 궁극적으로 LG전자의 포트폴리오는 점점 더 건강해 질 것"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