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내 성비위 사건의 피해자인 강미정 대변인이 "8.15 특별사면을 기다렸고, (조국 전 대표의) 사면 이후 당이 제자리를 찾고 바로잡힐 날을 기다렸지만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강 대변인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 흔들리지 않았지만, 그 길 위에서 제가 마주한 것은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그리고 괴롭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강 대변인은 지난 4월 상급 당직자로부터 성추행·성희롱을 당했다며 당 윤리위원회와 여성위원회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도 고소했다. 혁신당은 가해자로 지목된 당직자를 피해자와 분리 조치하고 직무에서 배제한 뒤, 윤리위원회를 거쳐 제명 처리했다.
조국혁신당 강미정 대변인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 성비위 의혹과 관련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강 대변인은 "당 내 성추행 및 괴롭힘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달에 당을 떠났다"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서 당의 쇄신을 외쳤던 세종시당 위원장은 지난 9월 1일 제명됐다. 함께 했던 운영위원 3명도 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를 도왔던 조력자는 '당직자 품위유지 위반'이라는 이름의 징계를 받고 며칠 전에 사직서를 냈다. 또 다른 피해자도 지금 이 순간 사직을 준비하고 있다"며 "성비위 문제를 최초 접수받고 당에 보고한 여성위원회 실무담당 비서관은 당직자에게 폭행을 당했고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다"고 폭로했다.
조국혁신당 강미정 대변인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 성비위 의혹과 관련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대변인은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는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피해자를 지키려 했던 이는 재심청구 3주 만에 기각돼 제명이 확정됐고, 재심을 청구한 가해자는 60일을 꽉 채운 끝에 겨우 제명이 확정됐다. 정의는 왜 이렇게 더디고 불의는 왜 이렇게 신속한가"라고 당을 비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의 사건 인지와 대응을 묻는 질문에 "조 전 대표가 수감돼 있는 기간 동안 함께 연대하는 당원들이 편지로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당의) 입장 변화가 없었고 조 전 대표에게도 다른 입장을 듣지 못했다. 침묵도 제가 해석해야 할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혁신당은 해당 기자회견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강 대변인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피해자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고 관련 절차를 모두 마쳤다"며 "피해자 측 요청으로 외부기관이 조사를 전담해 진행했고, 당 외부인사로 구성된 인권특위의 점검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이 미비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피해자 측의 요청으로 국회, 경기도, 원내 정당 등의 지원 규정 등을 참조해 피해자 및 관련자 심리치료비 지원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윤리위·인사위가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로 채워져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해 받을 소지가 있는 위원은 모두 절차에서 회피했다"며 "윤리위는 외부 인사가 다수인 구조이고, 이 사건은 외부인사가 책임을 맡아 진행했다"고 했다. 또 "사실과 상이한 주장이 제기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