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프로젝트38 제공페미니즘의 관점으로 전쟁과 군사주의를 살펴보는 전쟁과여성영화제가 오는 9월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홍대 인디스페이스에서 3회 행사를 개최한다.
영상문화 기획연구 집단 프로젝트38(project38)이 이끌어 온 전쟁과여성영화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악화일로를 걷던 2023년 처음 시작해 지난해 6월, 관객의 뜨거운 호응 속에 2회 행사를 치른 데 이어 올해에는 9월로 행사 일정을 바꿔 다시 한번 관객과 만난다.
제3회 전쟁과여성영화제가 내세우는 주제는 '전쟁의 시간, 돌봄의 응답'이다. 지난해 한국 사회가 경험한 군사 쿠데타와 더불어 여전히 진행 중인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학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군사주의가 인간과 공동체, 그리고 민주주의를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생생하게 증명했다.
이에 올해 영화제는 그간 견지해 온 페미니즘 관점을 확장해 생태와 기술 그리고 돌봄을 통한 공동체 구성 등으로 고민의 지평을 넓혀 파괴의 자리에서 연대와 평화를 모색한다.
프로젝트38 조혜영, 손희정, 심혜경 프로그래머는 "(열전의 시기에) 돌봄이야말로 평화와 같은 전혀 다른 체제를 상상하고 실현할 수 있는 행위이자 공동체의 구성 윤리"라며 "전쟁 중에도 일상을 건사하고, 공동체를 형성하고, 교육을 이어 나가고, 예술의 잠재성을 믿는 상호 의존적인 돌봄을 통해 인간성에 대한 믿음을 되살리려는" 영화에 주목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포스터 역시 같은 맥락 아래 완성됐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습한 데 대한 반발로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의 대형 빌딩을 폭격한 사건의 폭발음을 그래픽화해 전쟁의 시간을 묘사하고,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라는 안부의 음성을 그 안에 덧붙여 돌봄의 존재를 부각했다.
포스터를 디자인한 어라우드랩(김보은, 김소은 디자이너)은 이로써 우리에게 전쟁이 결코 앗아갈 수 없는, 연대와 위로의 순간들을 잊지 않기를 촉구한다.
영화 상영 못지않게 관객과 영화를 둘러싼 담론을 나누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 온 전쟁과여성영화제는 올해 역시 다양한 토크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총 7편의 국내외 장·단편영화를 상영하고, 이와 관련한 전문가 패널을 초청해 씨네토크를 이어 나간다. 또한 인공지능(AI)과 드론이 전쟁 무기로 상용화된 오늘날의 현실에서 전쟁과 기술의 상관관계를 살피는 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간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 전쟁없는세상, 피스모모 등 평화운동 단체 및 활동가들과 협업해 온 전쟁과여성영화제는 올해 다양한 연구기관들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 영화제를 꾸린다.
특히 '행성시대의 돌봄인문학'을 주제로 연구를 시작한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가 주최를 맡아 "영화인, 활동가, 연구자, 관객 들이 연대를 실천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제3회 전쟁과여성영화제의 세부 프로그램과 상영작은 추후 공개되며, 자세한 내용은 프로젝트38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