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한일전에서 나온 논란의 판정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광복절 다음 날 열린 역대 150번째 한일전에서 승리했으나 반응은 싸늘하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6일 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 국제여자배구대회 4차전에서 일본과 5세트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5-18 19-25 20-25 25-21 15-12)로 승리했다.
2021년 7월 31일 2020 도쿄올림픽 A조 예선 4차전(3-2 승) 이후 4년여 만에 거둔 값진 승리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일본전 4연패의 사슬도 끊어냈다. 또 임진왜란 때 왜군에 크게 이긴 '진주대첩'을 이룬 진주성 인근의 진주체육관에서 광복절 다음 날 성사된 한일전을 승리로 장식해 더욱 특별했다.
하지만 이날 승리는 '홈콜'(홈팀에게 유리한 편파판정) 논란으로 얼룩졌다. 개최국인 한국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적용된 편파 판정이 경기의 공정성을 해쳤다는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논란의 장면은 승부처인 5세트에서 쏟아져 나왔다. 무려 서너 차례나 석연찮은 판정이 나오면서 한국에 찜찜한 승리를 안겼다.
먼저 한국이 1-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오버 네트 오심이 나왔다. 일본 세터가 공을 잡은 순간 한국 선수가 이를 건드렸고, 심판은 일본의 오버 네트를 선언했다. 하지만 공은 일본 진영에 있었기에 한국의 오버 네트가 선언됐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어진 2-5에서는 네트가 흔들리지 않았음에도 일본의 네트 터치가 선언됐고, 추격의 발판이 생긴 한국은 팽팽한 접전 양상을 만들 수 있었다.
150번째 한일전, 득점 후 기뻐하는 여자배구 대표팀. 대한배구협회 제공 한국은 10-10에서 판정에 힘입어 승부를 뒤집었다. 코트 밖으로 나간 강소휘의 오픈 공격에 선심이 '인'(In)을 선언했으나, 주심이 블로커 터치아웃 판정을 내려 한국이 11-10으로 앞서갔다. 참다못한 일본 선수들은 거세게 항의했지만, 이번 대회에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은 탓에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곧바로 다음 상황에서도 석연찮은 판정이 나왔다. 김다인의 서브가 엔드라인 밖으로 벗어났으나, 선심은 한국의 득점을 인정했다. 이후 분위기를 탄 한국은 14-12에서 이다현의 속공을 앞세워 승리했다.
경기 후 각종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이렇게 이겨서 남는 게 뭐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 "배구 역사상 최악의 경기", "심판이 경기를 지배했다. 창피하다" 등의 비판적인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한일전의 역사와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분명 극적인 역전승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편파 판정 탓에 승리의 의미가 퇴색돼 뒷맛이 씁쓸할 수밖에 없다.
한편, 한국은 아르헨티나(1-3 패), 프랑스(2-3 패), 스웨덴(1-3 패), 체코(0-3 패)에 모두 패하면서 이번 대회를 1승 4패로 마감했다. 일본을 꺾은 것이 이번 대회 유일한 승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