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한미동맹 현대화'에 국책연구기관도 우려 목소리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국립외교원 보고서 "대만 유사시 한국은 군사 개입 않는다고 밝혀야"
"중국·대만 놓고 한미간 이해관계 달라…심각한 안보위협으론 간주 안 해"
국가안보전략연 보고서 "전략적 유연성, 韓 안보 핵심원칙과 충돌 가능성"
세종연구소 보고서 "동맹 현대화 용어 자체도 합의된 개념 아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오는 25일 한미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예상되는 '한미동맹 현대화'를 놓고 미국의 과도한 요구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국책연구기관에서도 나오고 있다.
 
기관의 공식 입장과 무관하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비슷한 주장이 거의 동시에 제기된 점에서 의미가 가볍지 않아 보인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난 11일 '한미동맹 현대화의 주요 내용 및 정책적 고려사항' 보고서에서 '한국군의 주도적 역할과 국방비 지출 확대'와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 논의 및 대북 확장억제력의 현실적 강화'를 고려사항으로 꼽았다. 
 
그는 우선 대북 방어를 위한 한국군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과 이를 위한 로드맵 마련을 수용하되, 미국이 요구하는 급격한 국방비 증액은 점진적 확대를 대안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주한미군 역할 확대와 관련해서는 2006년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토대로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양측의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민 교수는 한미동맹 역할 확대를 놓고는 "우리 정부는 대만 유사시 우리 군이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러한 입장은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 및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에 있어 한미 양국 간 이해관계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판단에 기초한다"며 "미국과 달리 한국은 중국을 직접적이고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성훈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8일 '동맹 현대화의 쟁점과 과제,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은 '한반도 방위 우선'이라는 한국 안보전략의 핵심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현실적으로 전략적 유연성의 일부를 허용하는 경우에는 △미군 전략자산 상시 또는 확대된 순환배치를 통한 전력공백 방지 △주한미군 역외출입이 불가피할 경우 일본·괌 등 역외기지 이용 등 안전장치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는 2006년 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미간 협의 절차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필요시에는 이를 발전시킨 MOU 체결 등을 통해 한국의 사전 협의권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 유사시 한국군 참전 요구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의 요구에 대한 참여 수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에 따른 전략적 경계선을 확립하며, 의무 등 인도적 지원에 한정한다는 등의 선별적·조건부 기여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속도와 범위 조절"이라며 "너무 급격한 동맹 변화는 국내적 반발과 주변국 갈등을 초래할 수 있고, 과도한 소극성은 동맹 신뢰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출자 공익법인인 세종연구소 조비연 연구위원은 14일 '한미동맹의 '동맹 현대화': 주요 의미와 쟁점' 보고서에서 '동맹 현대화' 용어 자체가 한미 간 합의된 공식 개념이나 정의가 없다는 점을 우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동맹 현대화는 2003년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 처음 등장한 뒤 지난해 10월 제56차 SCM 공동성명에 재등장할 뿐이다.
 
특히 56차 SCM의 동맹 현대화는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동맹 능력 강화 등에 방점이 찍혀있어 지난 8일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밝힌 공간적(한반도와 그 너머)·기능적(육해공, 사이버 등) 확장과 개념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미일동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례를 보더라도 동맹 현대화는 새로운 지리적 범주를 다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맹 현대화' 용어를 직접적으로 반대하기는 어렵지만, 명시적 표현보다는 기존 선언문의 용어와 표현의 연장선상에서 절충점을 찾는 것이 지속성과 실행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문했다. 
 
민정훈 교수는 앞서 보고서에서 "대북 방어를 위한 한국군의 주도적 역할 확대 및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이 가시화될 경우 한반도 안보에 대한 불안감 증가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대북 확장 억제력 차원의 핵 잠재력 확보를 유용한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과 결부된 안보 현안에는 특히 신중할 수밖에 없는 국책연구기관 연구자들이 이처럼 다소 직접적인 우려와 경계의 시각을 담은 분석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