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군 관계자 "합참은 김용현 '원점타격 지시'에 저항"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金, 합참 본부장에게 '원점타격 필요하다고 건의하면 내가 직접 지시'"
"원점타격 지침 간소화 지시도 어겨…오히려 절차 늘림으로써 독단 결정 막으려"
관계자 "합참이 저항해서 12·3계엄서 배제" 주장…특검서도 같은 진술

연합뉴스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의 북한 오물풍선 원점타격 지시에 합동참모본부가 조직적으로 저항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났다.
 
13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8일 월요일 새벽 김 전 장관은 북한 오물풍선이 남하한 상황과 관련해 군단장급 이상 지휘관을 대상으로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확고한 대비태세"를 하달했다.
 
그는 이날 오후에는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에게 북한 풍선 대응 계획을 보고 받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북한 풍선이 또 날아오면 '상황 평과 결과 원점타격이 필요하다'고 보고하라. 그러면 내가 지상작전사령부에 직접 지시하겠다"는 식의 지시를 내렸다.
 
김 전 장관은 "내가 지시한 것을 합참의장에게는 보고하지 말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에 이 본부장은 "원점타격 이전에 반드시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까지 보고 후 승인을 받아야 하며, 동시에 유엔사에도 통보해야 한다"며 반대했지만 김 전 장관은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김명수 합참의장. 윤창원 기자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김명수 합참의장. 윤창원 기자
그러자 이 본부장은 장관의 지시와 달리 이런 사실을 직속상관인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보고했고, 김 의장도 우려를 표명하며 원점타격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과 이 본부장은 또, 만약 장관이 원점타격을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합참과 예하부대 간 화상회의를 끊고 결심지원실(합참 지하 전투통제실 내 공간)로 이동할 것을 건의한 뒤 국가안보실과 공유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화상회의에서 장관이 작전부대에 원점타격을 직접 명령하는 것을 일단 차단한 뒤, 국가안보실을 끌어들임으로써 상황 변화를 모색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김 의장은 금요일인 같은 달 22일 김 전 장관을 찾아가 원점타격 계획에 대해 반대했고, 이에 장관은 화를 냈다. 두 사람이 오물풍선 대응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고, 김 전 장관은 김 의장에게 모욕적 언사도 했다는 소문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후 8시쯤 비화폰으로 북한 오물풍선이 남하 중이라는 보고를 받고, 합참 본부장들이 지연보고 했다고 질책했다. 김 전 장관은 당시 원점타격의 호기로 생각했다는 게 합참 내부의 판단이다.
 
김 전 장관은 1주일 뒤인 11월 29일에는 이 작전본부장이 아침 보고를 할 때 '원점타격 관련 지침'을 다시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본인이 지시하면 신속히 타격할 수 있는 간단한 계획을 원했다.
 
그러나 합참은 오히려 시행 절차를 더 복잡하게 바꿨다. 국방부와 합참뿐만 아니라 작전 지휘관들까지 함께 논의하고 승인을 받은 뒤 유엔사에 통보하는 등 단계를 더 늘린 것이다.
 
김 전 장관은 이튿날인 11월 30일 '새 지침'을 비대면으로 보고 받았지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이후 12‧3 비상계엄을 실행할 때는 합참을 배제했다는 평가가 있다. 
 
군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합참은 '원점타격 지시'를 내리지 못하도록 저항해 계엄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합참 관계자들은 특검 조사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