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화 중인 신일숙 작가(한국만화가협회장). 만화협 제공 순정만화의 살아있는 전설,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장이 8년 만의 신작 '마누의 딸들'로 현역 작가로 복귀한다. 한국만화가협회는 신 작가의 전작 '카야'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이번 신작이 오는 6일 네이버웹툰을 통해 첫 연재를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1986년부터 1995년까지 연재된 '아르미안의 네 딸들'로 시대를 풍미했던 신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40년 전 선명한 꿈에서 출발한 원형 서사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 변형된 형태였다면 '마누의 딸들'은 그 꿈에 더 가까운 이야기"라며, "원작 독자들에게 선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누의 딸들'은 신과 인간 사이의 여왕 '마누'와 특별한 능력을 지닌 딸들이 남성 중심으로 재편되는 권력 질서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짐승으로 변하는 능력'이라는 상징적 설정을 통해 인간 내면의 본성과 선택을 탐색한다.
작품은 단순히 전작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수준을 넘어, '아르미안'과 '마누' 두 서사의 여성 캐릭터들을 나란히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깊이도 갖췄다. 신 작가는 "요즘 웹툰처럼 빠르게 전개하기보다는 캐릭터 감정선을 놓치지 않는 서사를 전개하고자 했다"며 "10년, 20년 후에도 통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콘티부터 펜 터치까지 모두 디지털로 제작됐다. 그는 "연재 환경은 바뀌었지만, 창작에 대한 철학은 변하지 않았다"며 "작품의 수명을 오래 가져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신일숙 작가의 신작 '마누의 딸들'. 만화협 제공
신 작가는 1984년 '라이언의 왕녀'로 데뷔한 이후 '사랑의 아테네', '파라오의 연인', '리니지'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남기며, 한국 순정만화사를 이끌어 왔다.
"20대 시절에는 50세가 되면 만화를 그만둘 거라 생각했지만, 그 나이가 되니 더 만들고 싶은 이야기가 떠오르더라"는 신 작가는 "샘솟는 아이디어가 마르지 않는 한 평생 현역 작가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 6년간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을 맡으며 업계 대표로 활동해온 신 작가는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작가'로서 본업에 집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