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LG 불펜의 핵심 역할을 해낸 우완 베테랑 김진성. 연합뉴스불혹의 나이에도 전반기 10개 구단 투수 중 출전 경기 2위에 오른 LG 우완 김진성(40). 쌍둥이 군단에서만 4년 연속 50경기 이상 등판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김진성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전반기에 3승 2패 1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ERA) 3.60으로 활약했다. 팀이 치른 88경기 중 50경기에 등판해 팀내 1위에 올랐다.
KBO 리그 전체로 봐도 롯데 정현수(24)의 54경기 다음이다. 정현수의 삼촌 뻘인 나이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철인이 아닐 수 없다.
김진성은 17일 롯데와 경기가 우천 취소된 가운데 취재진과 만나 비결을 들려줬다. 김진성은 50경기 등판과 관련한 질문에 "어제 몇몇 팬이 SNS로 '혹사지수 1위'라는 메시지를 보내주시더라"며 짐짓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김진성은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 관리를 잘해줘서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만큼 팀이 나를 필요로 할 때가 많았다는 점은 좋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김진성은 2004년 SK(현 SSG)에 입단했지만 2013년 NC에서 1군에 데뷔했다. 핵심 불펜으로 활약하던 김진성은 2022년 LG로 이적해 2023년 80경기 5승 1패 4세이브 21홀드 ERA 2.18로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지난해도 71경기 3승 3패 1세이브 27홀드 ERA 3.97로 활약했다.
장수 비결에 대해 김진성은 "등판 뒤 보강 운동을 빼먹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불펜 투수에게는 웨이트 트레이닝보다 보강 운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후배들에게 '보강 운동은 저축이고, 힘들 때 하나씩 빼서 쓸 수 있다'고 조언한다"고 귀띔했다.
SSG 우완 노경은. 연합뉴스그런 김진성에게도 귀감이 되는 선배가 있다. 성남중학교 1년 선배인 SSG 노경은(41)이다. 지난해 노경은은 38홀드로 최고령 타이틀 홀더가 됐는데 올해도 47경기 2승 4패 2세이브 17홀드 ERA 2.28로 기세를 잇고 있다.
김진성은 "노경은 선배와 자주 대화하는데 경기 전 훈련 때 투구 수를 줄이고, 실전에서 좋은 공을 던지는 방법을 자주 이야기한다"면서 "그 나이에 시속 150km 공을 던지는 게 어려운데 사실 후배들이 노경은 선배를 보고만 있어도 배울 게 많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올해 홀드 1위는 KIA 조상우(24개)인데 김진성이 3개 차, 노경은이 7개 차로 쫓고 있다. 김진성은 "나는 마음을 비웠고, 경은이 형이 상우와 경합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LG 염경엽 감독이 부상 선수들이 속출한 가운데 김진성을 칭찬했지만 정작 본인은 박한 평가를 내린다. 김진성은 본인의 전반기에 대해 "10점 만점에 6점"이라고 점수를 매겼다. "시즌 초반에는 위기 상황을 잘 막았는데 전반기 막판 승계 주자에 대해 점수를 내줘 그게 좀 많이 안타깝다"는 이유다. 김진성은 블론 세이브 5개로 공교롭게도 노경은을 비롯해 김택연(두산), 박영현(kt) 등과 공동 1위다.
전반기 LG는 한화에 4.5경기 차 2위에 올랐다. 투수력 등 한화의 전력이 막강하지만 김진성은 LG의 비상을 꿈꾼다. 김진성은 "위로 올라가려 하면 누군가 해주겠지 하는 마음보다 자기가 나가서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면 좋은 성적 나지 않을까 한다"면서 "미루기보다 내가 나가서 잘 해내야 플러스가 되고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전반기가 힘에 부쳤나 보다. 김진성은 "장현식, 함덕주 등이 돌아왔는데 이제 후배들이 해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미루기보다 내가 해결해야 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김진성은 멋쩍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