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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에도 반도체·車 수출 '선방'…"대응 전략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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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상반기 수출 선방…반도체·車 6월 수출, 역대 최대 실적
AI 시대 본격화 되며 반도체 품귀…유럽서 하이브리드·전기차도 '인기'
전문가들 "수출 성적표에 미래 전략 있다"…"새 정부 외교 힘 보태달라"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연합뉴스1일 경기도 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 위협 속에서도 한국의 양대 수출품목으로 꼽히는 반도체와 자동차의 6월 수출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저력을 확인했다.
 
품목관세 사정권 안에 있는 반도체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가속화와 맞물린 수요 폭증, 미국 관세 영향권에 포함된 자동차는 수출망 다변화 시도가 호실적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이런 원동력은 지속될 수 있다며 반도체 기술 주도권 강화, 자동차 신(新) 수출 활로 개척 등 전략적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美 관세 부담에도 6월 수출 최대 실적…반도체·자동차 쌍끌이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한국의 수출액은 1년 전보다 4.3% 늘어난  598억달러로 역대 6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올해 2~4월 연속 증가 후 5월에 감소세로 돌아섰다가 이번에 상승 전환했다.
 
이런 호실적은 '수출 효자'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견인했다. 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으로 꼽히는 반도체의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6% 증가한 149억 7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찍었다. 4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의 수출액도 1년 전보다 2.3% 증가한 63억 달러로, 역대 6월 실적 가운데 최대치를 보였다. 5개월 연속 60억달러 선을 돌파한 것으로, 이 역시 역대 최초 기록이다.

아울러 컴퓨터(15.2%), 차 부품(2.4%), 선박(63.4%), 바이오헬스(36.5%)까지 포함하면 한국의 15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6개 품목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늘며 수출 호조를 뒷받침했다.
 
산업부는 반도체 호실적에 대해서는 "DDR5·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 제품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올해 들어 주요 메모리 제품 고정 가격도 반등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25% 품목별 관세 부과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수출 호조를 두고는 "대미(對美) 수출 감소에도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고차 수출도 크게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올해 상반기(1~6월)로 성적표를 넓혀보면, 수출액은 334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03% 감소했다. 사실상 작년과 같은 수준이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이 지난 3월부터 외국산 자동차·자동차 부품(25%), 철강·알루미늄(50%)에 순차적으로 품목별 고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4월에는 기본 관세 10%까지 매기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수출은 11.4% 증가한 733억 달러로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자동차는 364억 달러로 역대 2위 규모의 수출액을 보였다.
 

AI 반도체 글로벌 수요 폭증…미국 외 수출 활로 찾는 한국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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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고조된 6월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눈에 띄게 좋은 실적을 낸 배경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정부의 분석과 대체로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반도체는 AI 열풍과 맞물려 폭증한 글로벌 수요, 자동차는 미국 외 지역으로의 수출망 다변화 시도가 호실적을 떠받쳤다는 것이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AI 패권경쟁과 맞물려 현재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는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AI 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한국의 고대역폭메모리 HBM이 들어가고 있다"며 "이런 AI 반도체의 비중은 2030년까지 세계 전체 반도체 매출액의 4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유럽은 배출 가스 기준이 강화되다보니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불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관세 영향으로) 미국 수출 상황이 어렵다보니까 현지 딜러 등이 각국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 가지 못하는 자동차 수출 물량들이 유럽과 다른 국가들에서 소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6월 자동차 수출 세부 현황을 살펴보면, 1년 전보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액은 23.2%, 순수전기차 수출액은 11.2% 각각 크게 뛰었다. 특히 같은 달 EU로의 자동차 수출액은 5억 4천만달러로 41.7% 급증했다. 9대 주요 외국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면, 미국과 중국을 빼놓고는 나머지 모든 국가에서 한국의 수출액이 늘어난 것이다.
 

"호실적에 수출 전략 숨어있다…고도 생산력 갖추고 수출 시장 다변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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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수출 성적표를 바탕으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희권 연구위원은 폭증하는 AI 반도체 수요에 맞춘 고도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단 공정 적기투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현재 투자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잘 안 되고 있는 와중에 미국과 중국에서 빠르게 추격을 해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선단 공정이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미세 공정을 통해 성능을 극대화하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첨단 기술을 의미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도 "반도체 공급 규모를 투자로 키워놔야 한다. 투자 비용이 워낙 크기 때문에 기업 혼자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당연히 미국과 중국 중심이었던 반도체 수출망도 다변화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기민한 대응이 빛을 봤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정부의 대미 관세 협상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게 산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과 관세 협상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결과를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불확실성은 생산, 판매 전략을 짜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전문가 역시 "특정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대외 변수에 의한 변동성이 너무 크다"며 "수출 시장 다변화, 신시장 개척이 살 길이라는 점은 명확하지만 기업들이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새 정부도 외교적인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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