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성과를 설명하고 있는 최장혁 개인정보위 부위원장.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가 중국의 인터넷 콘텐츠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감독을 총괄하는 국무원 산하 인터넷판공실과의 면담을 가지며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한 한중간 첫 소통창구를 마련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최장혁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징타오 인터넷판공실 부주임(차관급)을 만났다. 최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 기업이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보호하도록 중국 당국에서 각별히 관심을 갖고 지원해달다"고 당부했다.
최 부위원장은 "양국 간 안전한 데이터 교류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이를 위해 기업 등이 상대국의 법·제도를 잘 준수하고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도록 각 정부 당국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 간 데이터 교류제도의 상호 운용성을 제고하는 한편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중을 비롯한 긴밀한 협력 관계가 필요한 국가들이 참여하는 개인정보 협의체를 구성·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왕 부주임은 "개인정보 보호 분야에서의 국제적 대화와 협력 및 국경 간 데이터의 안전한 이전을 위한 양국의 노력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 "국장급 실무 논의를 거쳐 개인정보 협의체 구성·운영 방안을 논의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최 부위원장과 왕 부주임의 이날 만남은 개인정보보호 분야와 관련한 한중간 첫 고위급 접촉이자, 소통창구 마련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동안 중국 기업의 개인정보 무단수집 등 수차례 문제가 발생한 바 있지만 양국 당국간 협의는 사실상 전무했다.
최 부위원장은 이날 중국인터넷협회(ISC) 천자춘 부이사장, 그리고 알리바바, 딥시크, 테무, 샤오미 등 중국 인터넷 기업이 참여하는 간담회도 개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 개인정보 보호법 준수를 위해 해야 할 사항, 국외이전제도, 인공지능(AI) 정책 방향 등을 소개하고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 부위원장은 29일 베이징 특파원들과 만나 왕 부주임과의 회동에 대해 "서로 법적·제도적 차이가 있지만 그런 차이점을 바탕으로 대화와 협력을 하다 보면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개인정보 국외 이전 문제도 해결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봤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또, 중국 기업과의 간담회에 대해서는 "(중국 기업들이) 사업 초기에 준비가 부족했고, 처음에 공격적으로 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면서 "어제(28일) 다시 한번 국내 개인정보보호법 준수 의지를 다짐하는 것을 여러 번 들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최 부위원장은 최근 SK텔레콤의 유심(USIM) 해킹 사건에 '중국 배후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이기 때문에 (지금 배후를) 단정 짓기는 어렵고, (해킹을) 조직이나 국가로 연관시키는 건 조금 위험한 발상이라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중국에) SK텔레콤 사태를 언급하면서 그런 해커들이 AI 기술을 이용해서 국가 중요 시설이나 중요 데이터에 침투하는 것을 막아야 하지 않나 제안했고 중국이 긍정적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