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연합뉴스삼성전자 사측과 정부가 노동조합이 예고한 파업일을 일주일 앞두고 성과급 지급 문제와 관련해 노조에 추가 대화를 제안했지만, 노조는 사측의 입장이 전향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대화에도 응하지 않겠다며 선을 긋고 있다.
삼성전자 사측은 14일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에 "노사간 추가 대화를 제안한다"며 공문을 보냈다. 사측은 해당 공문에서 "상생의 노사관계를 기원한다.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사 양측이 각각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에 회사는 노사가 직접 대화를 나눌 것을 제안한다. 조합의 긍정적 검토와 회신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제도화와 투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화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의 일정 수준을 떼어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하는 걸 제도화하라는 노조의 핵심 요구를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장관 소속 기관으로서 노사 분쟁을 조정하는 중노위도 삼성전자 노사에 오는 16일 사후조정 회의를 재개하자고 요청했다고 이날 밝혔지만, 노조의 입장은 같다. 초기업노조 핵심 관계자는 중노위 요청에 대해서도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화, 제도화가 없으면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 새벽까지 누적 28시간이 넘는 사후조정 회의를 이어갔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당시 중노위가 양측의 의견을 들어 대안(검토안)을 제시했으나 초기업노조는 이를 '퇴보안'이라고 평가하며 협상 결렬 선언을 했다.
중노위가 지난 사후조정 회의에서 제시한 대안에는 연봉의 50% 지급 상한이 있는 기존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되, 반도체 담당인 DS부문에 한해 올해 국내 실적(매출·영업이익)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2%를 상한 없이 지급하는 '특별경영성과급' 내용이 담겼다. 올해 이후에도 유사 수준의 경영 성과 달성 시 이를 지속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조는 이에 대해 "DX부문(완성품 담당)은 지급 상한이 유지된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SK하이닉스보다 실적이 높은 경우에만 해당된다"며 "우리의 성과를 외부 요인에 맡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일회성 안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담당인 DS부문 조합원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지급하는 걸 제도화하라고 줄곧 요구해왔다. 15%에서 1~2%포인트 정도를 낮추는 대신 주식보상제도를 확대하는 등의 대안은 검토할 수 있어도, 나머지는 양보가 불가하다는 입장으로 파악됐다.
초기업노조는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 18일 동안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파업에 참여하겠다는 인원은 4만 5천 명 정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