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자축하던 리버풀 팬들 사이로 차량이 돌진해 수십 명이 다쳤다. 현지 경찰은 테러가 아닌, 50대 백인 남성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리버풀이 속한 잉글랜드 머지사이드주 경찰은 26일(현지시간) 오후 6시쯤 리버풀 시내 워터 스트리트에서 53세 백인 영국 남성이 회색 미니밴을 몰고 군중 속으로 돌진했으며, 이 사건으로 45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북서부 항공응급의료대응(North West Air Ambulance)에 따르면, 2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 중 2명은 중상이다. 20명가량은 현장에서 경상 치료를 받았고 최소 4명의 어린이가 부상자에 포함됐다. 일부 피해자는 차량 아래에 깔려 소방대원이 차량을 들어올려 구조했다.
현장에서 차량을 목격한 시민 해리 라시드는 AP에 "사람들이 차량 보닛에서 튕겨 나가는 소리가 들렸고, 차량이 한 차례 멈춘 후 다시 가속해 군중을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이날 수만 명의 리버풀 팬들은 클럽의 통산 20번째 리그 우승을 기념하며 시내 중심가를 따라 열린 우승 퍼레이드에 참여 중이었다. 2020년 우승 당시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거리 응원이 금지됐던 터라 이번 행사에는 특히 많은 인파가 몰렸다.
경찰은 "용의자는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번 사건은 테러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며, 섣부른 추측을 하거나 자극적인 영상을 온라인에 공유하지 말아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기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리버풀에서 벌어진 끔찍한 장면에 충격을 받았다"며 "부상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신속히 대응한 경찰과 구조대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리버풀FC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역시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지역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과 인종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사건 직후 소셜미디어상에 허위 정보와 혐오 조장성 게시물이 확산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인근 사우스포트에서 발생한 10대의 흉기난동 사건 당시 잘못된 정보가 퍼지며 난민과 무슬림을 겨냥한 폭동으로 이어졌던 전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