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청 측이 15일 "아이들한테 부끄럽다! 내란범들은 감옥으로!!" 문구의 현수막(왼쪽)을 오후 3시쯤 임시 철거(오른쪽)했다. 최보금 기자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주상복합아파트 입구에 걸려있던 "내란범들은 감옥으로"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임시 철거됐다. 단속반과 서초구청 측은 제각기 다른 이유를 밝혔지만, 이 일대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 시위로 몸살을 앓으면서 소리없는 '현수막 전쟁'도 벌어지는 모양새다.
1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초구청은 전날 오후 3시쯤 아크로비스타 남문과 서문으로 통하는 길목 앞 횡단보도에 걸려있던 "아이들한테 부끄럽다! 내란범들은 감옥으로!!"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렸다.
이 현수막은 국민주권당과 시민단체(강남서초 촛불행동)가 함께 설치한 것으로, 법적 보호를 받는 정당 현수막에 해당한다.
취재진이 다가가 정비 이유를 묻자 단속반은 "연락처가 없어 불법 현수막"이라며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아크로비스타 주변에는 "Yoon Again! 다시 대한민국!" 현수막만 남았다. 이 현수막 하단에는 작은 글씨로 게시자 연락처가 적혀있다. 최보금 기자옥외광고물법 제8조에 따르면, 정당 현수막은 △정당의 명칭 △연락처 △표시 기간의 시작일과 종료일 등을 표시해야한다. 단속반에 따르면 해당 현수막에 정당 명칭, 게시 기간 등은 적혔지만 연락처를 누락했기에 철거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단속반은 아크로비스타 건너편 서울중앙지법 입구 앞에 걸린, 동일한 조건을 위반한 현수막은 철거하지 않았다.
또 단속 위치에서 약 250m 떨어진 교대역 6번 출구 인근 도로변에 게시된 "윤석열 대통령님의 사저입니다", "국민저항권으로! 다시 윤석열로 뭉쳐 윤석열로 일어나자"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약 8장에 걸쳐 연달아 게시된 해당 현수막들은 설치 주체와 허가 여부가 불분명한 상태로 버젓이 남아있다.
단속 위치에서 약 250m 떨어진 위치에 "국민저항권으로! 다시 윤석열로 뭉쳐 윤석열로 일어나자" 등의 문구가 적힌 설치 주체와 허가 여부 등이 불분명한 현수막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최보금 기자이에 서초구청 관계자는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치우신 분들이 답변을 그냥 그렇게 한 것 같다"면서 "사실 정당 현수막의 경우 (구청 차원에서) 내용을 판단하고 있진 않고 도로에 가까이 있거나 보행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임시 정비 하는 것"이라 해명했다.
실제로 단속반은 "내란범들은 감옥으로"라고 적힌 현수막을 돌돌 말아 주변 전봇대에 매달아 둔 채 현장을 떠났다.
단속반은 게시됐던 '내란범들은 감옥으로' 떼어내고 주변 전봇대에 매달아 둔 채 현장을 떠났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정당 현수막의 경우 도로에 가까이 있거나 보행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임시 정비한다"고 해명했다. 최보금 기자
구청 관계자는 이어 "정당 현수막은 게시 기간이 지나지 않으면 함부로 뗄 수 없다"며 "(게시자가) 높이 기준을 지켜 다시 설치를 한다면 게시 기간까지는 철거를 못한다"고 답했다.
이로써 아크로비스타 입구 앞에는 "Yoon Again! 다시 대한민국!" 문구의 현수막만 남았다. '내란범들은 감옥으로' 현수막이 설치됐던 위치에서 대각선으로 30m 남짓한 거리다. 이 현수막 하단에는 작은 글씨로 게시자 연락처가 적혀있다.
단속 대상이 된 현수막을 게시한 강남서초 촛불행동 측은 "연락처를 적더라도 떼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추후에 또 현수막을 다른 형식으로 달지 안 달지는 고민한뒤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지난 4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은 11일 관저를 떠나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복귀했다. 이후 입주민들에게 "다 이기고 돌아온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 "어차피 뭐 (대통령) 5년 하나, 3년 하나"라고 말하고 14일 진행된 형사 재판에서도 궤변을 이어가는 모습 등을 보여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