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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말 그대로 떼 놓은 당상(堂上)이었다.
김 후보자의 재산 신고내역은 40년 군 생활에도 불구하고 7억여원에 불과, 국회 부의장인 민주당 문희상 의원마저 ''''잘 된 인사''''라고 평할 만큼 개인적 흠결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투기의 여왕''''이나 ''''비리 백화점''''이라는 질책을 들었던 다른 후보자들과는 분명히 달랐고, 그 흔한 위장전입 의혹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깨끗해서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청문회였다. 검증에 나선 국회 국방위원들은 개인 의혹은 아예 제쳐놓은 채 무딘 질문으로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였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 의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군 고위장성 출신인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은 ''''이 이상 깨끗하게 군 생활을 한 사람은 없다. 만족스럽다''''고 말했고, 민주당의 서종표 의원도 역시 같은 4성장군 출신으로서 두둔에 나섰다.
서 의원은 전날 임진강 참사와 관련한 각 기관보고에서도 군의 입장을 대변하다시피 하다 강창일 의원 등 동료 의원들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했다.
마침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이상희 현 국방장관의 행태를 거론하며 장관은 군심(軍心) 보다 민심(民心)을 살펴야 한다고 비판했지만, 정작 이 말을 들어야 할 대상은 군 출신 국회의원들이었다.
오히려 대립각을 세운 쪽은 한나라당내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었다.
유승민 의원은 김 후보자가 합참의장 재임중 주장했던 선제타격론을 비판하며 ''''우리 정보수집 능력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한 얘기냐''''고 재차 추궁하는 등 야당 역할을 대신했다.
사실 야당은 애당초 전력상의 열세를 안고 있었다.
한나라당 의원이 국방위원장과 간사까지 합쳐 10명인 반면 민주당은 3명에 불과하고 선진당과 무소속이 각각 1명이다.
특히 민주당은 간사인 초선의 안규백 의원만 고군분투했을 뿐 국회 부의장인 문희상 의원과 군 출신인 서종표 의원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기무사령부의 민간 사찰 의혹을 제기했던 민주노동당은 정작 국방위 인사청문회에는 포함되지 못한 채 바깥에서 소수당으로서의 울분을 삼켜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