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진 정관장 감독. 한국배구연맹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이 13년 만에 챔프전 무대를 밟는다.
정관장은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의 2024-2025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역대 여자부 챔프전 18차례 중 1차전 승리 팀의 우승은 10회로 확률은 55.55%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정관장은 플레이오프(PO)에서 2위 현대건설을 상대로 업셋을 달성해 챔프전에 올랐다. 통합우승을 달성한 2011-2012시즌 이후 13년 만이자 통산 4번째 챔프전이다.
역대 챔프전 우승은 3회로 현대건설, GS칼텍스와 공동 2위를 달린다.
고 감독에겐 사령탑으로서 첫 챔프전이다. 그는 "감독이 된 뒤 첫 챔프전이다. 정관장도 13년 만에 챔프전에 진출해 감회가 새롭다"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9일 PO를 마친 뒤 이틀 동안 무슨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는 "'흥국생명을 어떻게 이길까' 그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어떤 전략을 갖고 나가야 할지 고민했다"면서 "예상대로 된다면 오늘 경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상대 팁공격을 경계해야 한다는 고 감독은 "수비를 집중적으로 준비했다. 그렇게 해도 김연경 같은 경우 반대로 (팁공격을) 할 수 있겠지만, 상대가 부담을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O를 치르는 동안 부상자가 속출했다. 고 감독은 "리베로 노란은 오늘 출전할 수 없고, 세터 염혜선은 투혼을 발휘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리베로 노란의 빈자리는 박혜민과 최효서 '더블 리베로' 체제로 메운다.
아웃사이드 히터 박혜민은 지난 PO 3차전에서 리베로 조끼를 입고 뛴 바 있다. 고 감독은 "2라운드 현대건설전에서도 박혜민을 리베로로 기용했다. 필요한 순간이 올 거라 생각했다"면서 "(박)혜민이와 평소 그런 얘기를 자주 한다. '감독님 저는 뭐든 좋아요'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최효서에 대해서는 "충분히 기량 갖춘 선수라 생각한다. 본인도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전문 리베로가 빠지면 외국인 선수 부키리치의 후위를 받쳐줄 선수 1명을 잃는다. 하지만 고 감독은 "부키리치만큼 리시브를 잘하는 선수가 없다"며 웃은 뒤 "오늘도 경기 상황에 맞춰 후위를 받쳐줄 선수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역 시절 많은 챔프전을 경험했던 고 감독이 선수들에게 건넨 조언은 무엇일까. 그는 "평소에도 오늘이 챔프전이라고 생각하고 해보자는 말을 자주 했다. 특별한 조언은 필요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감독은 "챔프전은 5전3선승제다. 길게 갈 수 있기 때문에 오늘 결과가 안 좋더라고 마음을 비우고 하면 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기자회견에) 들어오기 전에 생각한 멘트가 있다. 인천 상륙작전 '고아더' 장군처럼 해보겠다"면서 "이 멘트는 이기면 써달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