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 해리슨 댈러스 매버릭스 단장. 연합뉴스 니코 해리슨은 미국프로농구(NBA) 최악의 단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월 댈러스 매버릭스의 주축 선수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 중인 루카 돈치치를 팔아버렸기 때문이다. 너무 낮은 가치에, 그것도 먼저 제안하면서까지.
팬들은 '니코 단장을 해고하라(fire Nico)'는 구호를 목놓아 외친다. 농구장뿐 아니라 댈러스 지역의 타 스포츠 경기장에서도 같은 구호가 들려온다. 돈치치는 레이커스로 이적한 후 팀과 함께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돈치치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앤서니 데이비스는 한 경기 만에 부상을 당했고 설상가상으로 공격의 핵 카이리 어빙까지 시즌아웃 부상을 당하면서 댈러스는 무너진 상태다.
그러나 니코 해리슨 단장이 댈러스 팬들로부터 원망의 소리를 듣는 이유는 또 있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스서는 18일(한국시간) 휴스턴 로켓츠와 원정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37-144로 졌다. 휴스턴은 서부컨퍼런스의 강호 중 하나. 필라델피아는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조엘 엠비드, 타이리스 맥시, 폴 조지 등 주축 3인방이 모두 부상으로 빠져있다. 객관적인 전력 차가 컸다.
그럼에도 필라델피아가 연장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슈팅가드 퀸틴 그라임스의 분전 덕분이다. 그라임스는 44분 동안 자신의 프로 데뷔 최다인 46득점에 리바운드 13개를 더하며 필라델피아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라임스는 돈치치의 트레이드가 발표된 지 이틀 만에 단행된 댈러스의 후속 트레이드에 포함된 선수다. 니코 해리슨 단장은 '포스트 돈치치' 시대의 선수 라인업 균형을 위해 필라델피아의 베테랑 케일럽 마틴을 영입하는 조건으로 그라임스를 넘겼다.
그라임스는 신장 196cm의 슈팅가드로 댈러스에서 활약이 나쁘지 않았다. 47경기(주전 12경기)에서 평균 22.8분 출전해 10.2득점, 3.8리바운드, 3점슛 성공률 39.8%를 기록했다. 제이슨 키드 감독은 그라임스를 3&D 유형의 가드로 잘 활용했다. 그러나 팀내 입지가 아주 탄탄하진 않았다.
이적 후 상황이 달라졌다. 부상자가 많은 필라델피아에서 그라임스는 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았다.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17경기에서 평균 21.4점을 퍼부었고 3월 9경기에서는 평균 득점이 28.6점으로 치솟았다. 40득점 이상 경기를 두 차례나 해냈다.
그라임스는 니코 해리슨 단장의 생각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을까. 돈치치 트레이드 이후 니코 해리슨 단장에 대한 불신이 두터워진 댈러스 팬들은 이에 대해 확신의 감정을 갖고 있다.
필라델피아의 경기 후 SNS에는 니코 해리슨 단장을 향한 불만의 메시지가 가득 했다.
'그라임스가 또 40점 경기를 했어. 해리슨은 최악의 단장이야', '사람들은 루카 트레이드에 대해서만 떠들지만 그라임스를 팔아버린 것 역시 어이가 없네', '그라임스 트레이드 역시 올해 트레이드 마감시한 최악의 트레이드 중 하나일 거야', '해리슨이 그라임스를 트레이드한 것 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최악의 한해가 되기에 충분해' 등 비판의 글들이 쏟아졌다.
그라임스가 필라델피아에서 지금처럼 매경기 눈부신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그럼에도 납득이 안 된다는 게 댈러스 팬들의 생각이다. 모든 상황이 니코 해리슨 단장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일까. 댈러스 팬들에게는 우울한 시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