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김새론의 빈소가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배우 고(故) 김새론이 생전 연예 기자 출신 유튜버의 사생활 폭로로 괴로워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이른바 '사이버 렉카'(자극적인 이슈를 퍼뜨려 조회 수를 올리는 유튜버)에 대한 제재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4만이 넘는 지지를 받았다.
지난 24일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연예 전문 기자의 유튜브 채널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연예인 자살 등의 피해 예방을 위한 국회 차원의 강력한 제재 요청에 관한 청원'에 4만 3459명(13일 오후 4시 40분 기준)이 동의했다.
지난달 16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오후 4시 54분쯤 김새론이 자택에서 숨졌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출동해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고인의 유족은 유튜버 이진호를 비롯한 사이버 렉카와 일부 매체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고인의 친부는 특히 고인이 이진호의 영상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고 했다. 유족은 이진호가 고인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고인이 번호를 바꾼 것을 두고 '자숙하는 태도냐'고 조롱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고, 그날 고인이 좋지 않은 선택을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 이후 청원을 올린 청원자는 "연예부 기자가 만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예인을 스토킹 수준으로 괴롭히는 일에 대한 사회적 문제는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최근에도 이런 행태로 인해 또 한 명의 젊은 여배우가 자살로 비극적 결말을 맞이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해서 반복되는 전-현직 연예부 기자의 이런 악질적 행태에 대하여 반드시 공론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청원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청원자는 김새론의 죽음을 언급하며 "김새론은 몇 년 전 음주운전에 의한 교통사고로 큰 파장을 일으킨 이후 자숙하며 조용히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예부 기자의 유튜브 채널과 SNS 활동을 통해 대중이 잊을만하면 한 번씩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그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스토킹 수준으로 파헤쳐졌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해당사자 입장에선 잘못을 뉘우치고 자숙해 꼭 연예계로 복귀, 배우의 삶을 이어 나가겠다고 하루하루를 살았을 텐데 그럴 때마다 연예부 기자 출신 유튜브 채널에서 그녀를 그렇게 다루어 그녀의 희망을 짓밟은 것"이라고 했다.
청원자는 "기존의 대중 매체였다면 당연히 윤리적 이유로 자체 정화되고도 남았을 수준의 일방적 스토킹에 가까운 연예인 괴롭히기 행태가 이제는 기존 대중 매체 이상의 역할을 하는 유튜브 세상에선 그저 대중의 관심만을 위해 아무런 제한 없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국회는 이제 전 국민의 일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유튜브와 이에 종사하는 유튜버의 기초 자격 조건을 정립하고, 이들이 전파하는 영상과 이야기들에 대해서 정확한 규정 마련과 기존 대중 매체에 준하는 기준 마련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