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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조금 논란에 中딥시크 쇼크까지…K반도체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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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정부 보조금 지급 중단 움직임…法 제동걸렸지만 불확실성 여전
딥시크 논란에 업계는 신중모드…"엔비디아 타격, 삼성·SK 기회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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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업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반도체 보조금 정책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중국에서는 저사양 칩을 활용한 고성능 AI(인공지능)모델 개발 소식이 이어져서다.

업계는 두 가지 소식에 대한 대응을 최소화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두 가지 소식에 대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美 상무부 장관 지명자 "반도체 보조금 지급 이행? 말할 수 없어"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업계는 미국 반도체 보조금 지급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약 370억달러(우리돈 약 53조6천억원)과 약 38억7천억달러(5조2천억원)를 투자하기로 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각각 47억4500억달러(6조9천억원), 4억5800만 달러(약 6639억원)의 직접 보조금을 지급받기로 했다.

하지만 미 신정부에서 산업·무역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29일(현지시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반도체 보조금 지급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았다.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기로 미국 정부와 확정한 계약을 이행(honor)하겠냐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 내가 읽지 않은 무엇을 이행할 수 없다"고 답한 하워드 러트닉 지명자는 "(보조금은) 반도체 제조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한 우리의 능력에 대한 훌륭한 착수금이지만 우리가 그것들을 검토해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신정부는 28일 국정 운영 기조에 맞지 않는 전임 행정부 사업 등을 걸러낸다는 취지로 연방 정부가 관리하는 보조금과 대출금의 집행을 일시 중단하려고 했다가 법원의 개입으로 이런 조치가 불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다수 기업들이 전임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은만큼 신정부도 결국은 보조금을 집행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실제로 보조금을 지급받기 전까지는 긴장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박순철 신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리스크와 대응방안을 공유해달라'는 요청에 "트럼프 신정부 출범 첫날부터 수십개의 행정명령이 발표되고 다양한 정책 아젠다와 방향이 제시되고 있다"며 "세부적인 대응계획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구체적인 정책 입안 과정을 지켜보며 사업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향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딥시크 쇼크에 삼성·SK 주가 곤두박질…"시장커지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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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사양 칩을 활용한 고성능 AI모델을 구현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딥시크도 국내 반도체 업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H800 GPU를 시간당 2달러에 2개월동안 빌린 비용인 557만6천달러(78억8천만원)으로 챗GPT와 비슷한 성능의 '딥시크-V3'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H800은 미 정부의 대(對)중국 수출 규제에 대응해 엔비디아가 고성능 AI용 GPU인 H100의 사양을 낮춰 출시한 칩이다.

딥시크의 주장이 사사실이라면 AI 반도체 시장에 일대의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메타의 최신 AI 모델인 라마(Llama)3 모델에 'H100'으로 훈련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으로 유사한 고기능 AI 모델 개발이 가능하다면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고성능 칩 시장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 등에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를 판매하는 국내 반도체 업체에도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한데 이어 설 연휴 직후 다시 개장한 국내 주식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이어 곤두박질 친 이유다.

다만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일단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의 주장(저사양칩으로 고성능 AI모델 구현)이 사실인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면서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딥시크 등장에 따른 경영 전략 변화 움직임도 아직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학계에서도 '딥시크 쇼크에 따른 영향을 논하기엔 이르다'면서도 딥시크 주장의 진위여부가 확인된다는 점을 전제로 AI생태계가 확대된다면 장기적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박재근 교수는 "고기능, 고비용 중심의 엔비디아는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올해 (생산)물량은 모두 계약되었지만 내년에는 아무래도 엔비디아에서 (SK하이닉스로부터 HBM)가격을 낮추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딥시크가) 성공하게 되면 AI산업이 굉장히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시장이 커질 것이고 국내 반도체 업계로서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이종환 교수도 "(딥시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고기능 AI 모델을 개발하는데 더이상 엔비디아가 만드는 고사양 AI칩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 등에 HBM을 납품하는 국내 반도체 업체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AI생태계가 확장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충격을 상쇄할만한 장기적인 성장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딥시크 충격이 HBM(고대역폭메모리)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고객사에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며 "시장의 장기적인 기회 요인과 단기적인 위험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급변하는 시장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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