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진압된 국립한글박물관. 연합뉴스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발생한 화재가 약 7시간 만에 완전히 진압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문화재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1일 "오후 3시 22분쯤 화재가 완전히 진압됐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증축 공사가 진행 중이던 박물관 3층에서 발생했다. 당시 박물관 내부에 있던 작업자 6명 중 4명은 스스로 대피했고, 나머지 2명은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진화 작업 및 인명 검색 과정에서 소방대원 1명이 철근 낙하물로 인해 약 2미터 아래로 추락했다. 이 소방대원은 가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로 박물관 3층과 4층이 전소됐지만, 문화유산은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물관 측은 증축 공사에 대비해 유물 전반을 수장고로 옮겨 관리해 왔으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월인석보', '정조의 편지' 등 지정 문화유산 26건(257점)을 인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송했다.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이던 8만 9천여 점의 자료 역시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오전 9시 30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76대와 인력 260명을 동원해 화재를 진압했다. 불은 3층에서 시작돼 4층으로 번졌는데, 4층에는 자재가 쌓여 있어 소방대원들의 진입이 어려웠고, 천장에서 떨어진 낙하물 등 가연물이 많아 불길을 완전히 잡는 데 시간이 걸렸다.
연합뉴스소방 당국은 증축 공사 현장에서 철근 절단 작업 중 불티가 튀어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아울러 제연 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제연 설비는 화재 시 연기가 복도나 계단 등 피난 경로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박물관은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2014년 한글과 한글문화를 알리기 위해 개관했다. 조선 제22대 임금인 정조(재위 1776~1800)의 편지와 글씨를 모은 '정조 한글어찰첩', 한국 최초의 가집 '청구영언' 등 다양한 보물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지난해 10월부터 '교육공간 조성 및 증축' 공사를 진행 중이며, 1년간 휴관한 상태다. 재개관은 올해 한글날인 10월 9일 이전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