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윤창원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위원들이 모였을 당시 '모든 국무위원이 반대하고 있다'는 취지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만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장관은 지난달 16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출석해 비상계엄 선포 전 윤 대통령에게 "국무위원 전원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하며 만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일부 국무위원이 비상계엄 선포에 동의했다'며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헌법재판소에서 내놓은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의 진술이 윤 대통령의 최측근에게서 나온 것이다.
이 전 장관은 당시는 비상계엄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가 열린 이유 가운데 하나는 국무위원들이 모여 윤 대통령을 만류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국무위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당시 계엄선포 계획에 대해 '와이프도 모른다'며 '오후 10시에 생방송으로 발표가 된다'고 통보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진술 내용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앞선 설명과도 궤를 같이 한다. 한 총리는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계엄 선포와 관련 "전원 다 반대하고 걱정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다른 국무위원들도 경찰 조사에서 '계엄 선포 요건에 맞지 않다'거나, '(선포 전 국무회의가) 5분밖에 되지 않았다', '회의록이 없었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당시 회의 상황에 문제가 있었음을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한다.
앞서 김용현 전 장관 측은 법적 절차를 준수하기 위해서 회의가 늦게 열린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국무위원들은 절차적 문제가 크게 우려됐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이다. 다만 이 전 장관은 국무회의의 절차적 결함 여부에 대해선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입장문을 내고 "수사 내용이 일부 특정 언론에 유출돼 수사기록의 의도적 유출이 심히 의심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될 경우에는 어렵게 쌓아온 사법시스템의 신뢰에 타격을 주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은 책임있는 자세로 이번 사안을 철저히 수사해서 책임자들에 대한 엄벌은 물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고 덧붙였다.